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미등록체류 외국인 단속 시 현장을 급습하는 일명 ‘토끼몰이식 단속’이 실시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현행 목걸이 형태의 단속공무원 증표도 안전을 고려한 형태와 재질로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 1월 12일 법무부장관에게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판단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단속반이 2024년 미등록체류 외국인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진정에 따른 것이다.
진정인은 단속반이 식당에 진입해 외국인들을 연행하면서 식당 주인에게 문서를 제시하거나 신분을 설명하지 않았고, 미란다원칙도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3일 후 출국 예정이던 외국인을 강제로 보호소에 수용했으며, 합법체류자인 외국인의 뺨을 때리고 수갑을 채웠다고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피진정기관은 식당 주인에게 신분증을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답변했다. 미란다원칙은 현장에서 구두로 설명한 다음 호송 차량에서 외국어로 작성된 고지문을 재차 읽게 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 자진출국 사전신고를 했던 외국인의 경우 현장에선 신고 내역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합법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는 공무수행을 방해해 신병을 확보한 뒤 신원 확인을 거쳐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진정 사건을 기각했다. 미란다원칙 미고지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객관적 증거를 찾기 어렵다고 봤다. 자진출국 사전신고 외국인의 경우 현장 단말기로는 사전신고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고, 결국 단속반이 보호를 해제한 점을 고려했다. 합법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는 폭행당했다는 진술을 입증할 증거가 없으며, 수갑 사용이 체류자격 때문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인권위는 단속 과정에서 물리적 저항과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도주 예상 경로와 지형을 면밀히 파악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단속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게 인권위 설명이다. 추락이나 넘어짐 등 사고 위험이 있는 구역은 사전에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목걸이 형태의 증표는 단속 중 잡아채이거나 주변에 걸릴 수 있다”며 “공무원과 외국인 모두의 안전을 고려한 형태와 재질로 새로 제작·배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남소정 기자 n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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