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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때려놓고 이란산 원유 제재 완화?···미 행정부 언급에 “전쟁 자금 대주나” 잇단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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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선트 재무장관, 유가 급등 대응 수단으로 거론
러시아산 제재 완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질 듯
경향신문

AP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9일(현지시간) 대이란 전쟁으로 급등한 유가를 낮추기 위해 해상에 발이 묶인 이란 유조선 원유에 대한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적국의 전쟁자금을 대주는 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에 출연해 “앞으로 며칠 내로 해상에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며 “약 1억4000만배럴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란이 중국으로 보내려던 물량으로, 집계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약 10일~2주 정도의 공급에 해당한다”면서 “이란산 원유를 활용해 이란을 견제하면서 유가를 낮게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 수단을 갖고 있고 추가로 할 수 있는 것도 많다”고 강조했다.

재무부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는 러시아산 원유에 적용했던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미 해상에 묶여 있는 원유를 특정 기간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 소식통은 “이 조치는 중국으로 향할 예정이었던 원유가 더 넓은 글로벌 시장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을 가속화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BBC는 이 조치가 실행된다면 “오랫동안 이어져 온 미국의 정책을 완전히 뒤집는 놀라운 행보가 될 것”이라면서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미국이 공격하고 있는 이란 정권으로 흘러가는 자금만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 제재 전문 컨설팅 회사인 ‘블랙스톤 컴플라이언스 서비스’의 데이비드 태넌바움 이사는 “솔직히 말해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이란이 석유를 팔도록 허용하는 셈인데, 그 대금은 전쟁 자금으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 컨설팅 회사인 ‘캐피털 피크 스트래티지스’ 설립자인 앨릭스 저든도 “이란은 석유 매각 자금을 정권 유지, 대리 세력 활동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임시방편 조치가 시장에 안정감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부터 한 달간 일부 러시아산 원유의 운송 및 판매를 허가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미 동부시간 기준 3월12일 오전 0시 1분 이전에 선적된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제품의 판매, 운송, 하역에 관련된 거래를 4월11일 0시 1분까지 승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 북한, 쿠바,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크름반도 등과의 거래는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러시아산 원유 제재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대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도 있다”며 추가 방출을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1일 전략비축유 1억7200만배럴을 앞으로 약 4개월에 걸쳐 방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전략비축유는 2억4300만배럴로 줄어들어 1982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데, 여기서 추가로 더 풀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잦은 비축유 방출이 보관 시설에 구조적 문제를 일으킬 위험도 커진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네 곳에 분산된 지하 소금 동굴 60개로 구성된 비축유 보관 시설은 1970년대 초 아랍 산유국의 원유 금수 조치 이후 만들어졌다. 유정, 파이프라인, 펌프 등 복잡한 네트워크로 이뤄져 있다. 이 시설의 전 프로젝트 매니저인 윌리엄 깁슨은 “25년 수명을 기준으로 설계된 시설이라 다섯 차례의 방출과 재주입을 넘어서면 동굴이 용해돼 무너질 위험이 커진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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