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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다카이치 신중 태도, 한국도 부담 덜까…트럼프의 ‘의지’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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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법률 안에서 가능·불가능 조치 설명”
일본의 파병 여부, 한국에도 영향 끼칠 수 있어
경향신문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민중행동,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등 진보단체 회원들이 지난 16일 미국 대사관이 보이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규탄 및 파병 반대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측이 미국의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한국 정부도 다소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동맹국의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한·미 관계의 긴장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뒤 취재진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만 “일본 법률의 범위 안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와 취할 수 없는 조치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상세하고 철저하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그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다만 모두발언에서 “일본은 이란이 인접 지역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투자 및 에너지 분야의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외교적으로는 호응하되 군사적 기여 약속은 내놓지 않은 것”이라며 “경제·에너지 협력과 외교적 지지로 대응 범위를 넓히면서 군사적 부담은 최대한 관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런 태도는 한국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파병을 결정한다면 미국이 이를 고리로 한국의 참여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섭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이 미국의 파병 요구를 수용한다면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파병 여부를 두고 여러 외교 관계와 중동 정세를 비롯해 다른 국가의 동향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의 결과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직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파병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동맹국의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앞으로 한국을 향해서도 공식 요청과 함께 압박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으로부터 이란 전쟁 관련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제와 그제 일본에서 나온 성명들을 보면 일본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보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외면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대비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6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제와 국제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국가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이 파병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한국의 협조를 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외교부는 서방 등 7개국이 내놓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규탄 공동성명에 동참하는 방안을 두고 “제반 상황을 고려해 검토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일본·캐나다 등 7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군의 의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말했다.

다만 군함 파견 여부와 관련한 내용은 성명에 담기지 않았다. 이번 성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파병 요청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동맹국을 향해 불만을 표출한 상황에서 이를 달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채널을 통해 이뤄지는 소통의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한국 정부도 성명 참여 여부를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발표된 공동성명에 향후 한국도 이름을 올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외교부 입장으로 풀이된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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