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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 후판 협상 '평행선'…수익성·생존 기로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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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그래픽=홍연택 기자(나노 바나나 활용)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선박용 후판 가격을 두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가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한편 조선업계는 수익성 방어를 이유로 이를 거부하며 협상은 더욱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선박 건조의 필수 부품인 후판 가격을 둘러싼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협상이 작년 9월 이후 반년 넘게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꺼운 강판의 일종으로 철강·조선업계 매출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전통적으로 서로에게 핵심 고객이자 공급자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3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가격 변동이 곧바로 수익성에 직결되는 만큼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철강업계는 후판 가격을 올려서라도 수익을 방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는 최근 전기요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부담이 누적된 상황에서 탄소중립 대응을 위한 설비 투자도 병행하고 있어 비용 압박이 한층 커졌다.

실제 유통 시장에서도 가격은 소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부터 후판 유통가는 톤당 91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지난 16일 후판 가격은 92만원으로 올라서기도 하는 등 철강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추가 인상의 근거가 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조선업계는 수익성을 이유로 철강업계와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 수요의 증가로 업황은 회복세에 들어섰지만, 원가 부담이 확대될 경우 실질적인 이익 개선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조선업계는 중국산 후판이라는 대체재를 확보하고 있어 협상에서 비교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구조 역시 갈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후판 가격은 반기 단위로 협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비용과 원재료 가격, 수요 변화 등은 월·분기 단위로 빠르게 변동하고 있기에 이를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양측 업계 간 협상 구조의 괴리가 커지며 입장 차이만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후판 가격 협상과 관련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철강·조선업계 관계자들은 "영업에 있어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내부적으로 접점을 찾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후판 가격은 조선사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며 "중국과 발주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의 부담 증가는 K조선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건우 기자 redfield@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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