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등유를 사용하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가 상승에 충격이 더 큰 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19일 관계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에너지바우처 가운데 등유 사용 가구를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검토 중인 방안은 수백억 원 규모의 추경 재원을 투입해 기존 에너지바우처 수급 가구 중 등유 사용 가구의 지원 수준을 높이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 대한 유가 보조금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가유공자나 산불 피해 가구 등 특수 취약계층을 추가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역난방이나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가구에 대한 추가 지원은 이번 추경에 포함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면서도 “최종 지원 규모와 방식 등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중동 사태 발생 이후 석유 값이 크게 오르면서 등유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의 난방비 부담이 빠르게 증가한 데 따른 대응이다. 실제로 오피넷에 따르면 실내 등유 가격은 지난달 초 1310원대에 머물렀으나 중동 사태 발생 이후 약 20% 뛰면서 1600원대를 돌파했다. 이후 이달 13일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서 이날 기준 1520원대를 유지 중이다.
현재 에너지바우처는 가구별로 일정 금액을 지급한 뒤 전기·도시가스·등유 등 선택한 에너지원에 맞춰 사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약 144만 가구를 대상으로 지급되며 가구원 수에 따라 차등 지원한다. 현재는 1인 가구 기준 약 29만 5200원을, 4인 이상 가구에는 70만 13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에너지바우처에 쓰이는 총 예산은 5000억 원 수준으로 편성돼 있다.
이 중 등유 사용 가구의 수요는 이미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5월까지 집행된 2024년 등유 사용 신청액은 576억 원으로 이 가운데 98%가 소진됐다. 사실상 신청 가구 대부분이 지원 한도를 모두 사용한 셈이라 유가 상승 국면에서는 추가 지원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등유는 주로 농촌이나 섬 지역 등 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한 곳에서 쓰이는 난방 수단”이라며 “유가 상승 충격이 특정 계층에 집중되는 만큼 전반적인 지원 확대보다는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선별 지원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는 “추경안 마련 준비에 착수했으나 협의 중인 단계라 아직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추경 대상 사업으로 △물류·유류비 부담 경감 △서민·소상공인·농어민 등 민생 안정 △피해 수출기업 지원 등에 방점을 찍고 취약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차등 지원 기조를 바탕으로 세부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급 규모와 대상 등을 담은 추경안은 이르면 다음 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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