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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압박에…집주인·세입자 분쟁 대폭발[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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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규제發 임대차시장 대혼란①]
1월 임대차 분쟁, 작년 4배로 급증
집주인, 다주택규제에 실거주 움직임
세입자, 전세 급등에 안나가고 버티기
대출규제·양도세 강화 후폭풍
재산권-주거권 충돌 막을 보완책 절실
[이데일리 박지애 이다원 기자] “실거주를 하겠다며 세입자에게 집을 비워달라 정중히 비워달라 부탁했지만, 끝내 거부해 명도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 구리시에 집을 가진 2주택자 A씨(60대)는 최근 밤잠을 설치고 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구리 집을 매도한 뒤 서울 집으로 실거주하려던 계획이 세입자의 ‘버티기’에 가로막혔기 때문이다. 세입자는 “전세가가 너무 올라 갈 곳이 없다”며 계약갱신청구권을 주장했고, 급기야 “진짜 실거주하는지 끝까지 지켜본 후 갱신권을 포기하겠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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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연이어 다주택자를 압박하고 부동산 투기 세력을 잡겠다고 나서면서 서울 강남권에서도 집이 급매로 나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양도소득세 상담 관련 문구가 붙어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정부의 전방위적 실거주 압박에 임대차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과 세금 규제로 강화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다주택자의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집주인의 계약갱신 거절이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 매물 급감하자 세입자는 “갈 곳이 없다”며 버티고 집주인은 “실거주해야 한다”며 퇴거를 요구하면서 임대차 갈등이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19일 이데일리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받은 주택 임대차분쟁조정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부터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 수치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645건, 2024년 685건이던 연간 접수 건수는 지난해 952건으로 치솟았다. 하반기 접수 건수만 보면 2023년 하반기 301건, 2024년 하반기 365건에서 2025년 하반기에는 571건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올해 1월 접수 건수는 185건으로 전년 동기(48건) 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2월에도 167건이 접수됐다. 서울시 내 분쟁만 다루는 서울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역시 지난 1월, 위원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월간 접수 건수 두 자릿수(17건)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눈에 띄게 임대차 분쟁이 급증한 배경에는 6·27 대출 규제 강화와 ‘2+2 계약갱신’을 골자로 한 임대차법의 피로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6·27 대책으로 갭투자가 차단되면서 규제지역 내 집주인들 실거주 혹은 공실 상태를 확보해야만 하는 매도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갱신청구권 4년을 소진한 세입자들이 2025년부터 대거 재계약 시점에 들어서면서 전세 수요가 한꺼번에 몰렸다. 때문에 신규 전셋값은 급등한 반면, 갱신 계약은 인상률이 5%로 제한되면서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 간 ‘이중 가격’ 격차가 커졌고, 집주인들이 시세에 맞는 보증금을 받기 위해 기존 세입자 퇴거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며 갈등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의 경우 신규 전세 계약(20억원)과 갱신 계약(13억6500만원) 사이에 6억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월 이재명 대통령의 ‘양도세 중과 시행’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가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시장에서는 지난해까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다시 연장될 수 있다는 기대가 일부 남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의 메시지 발표 이후 매도를 서두르려는 집주인들이 세입자에게 잇따라 퇴거를 통보하면서 1월 임대차 분쟁 건수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한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임대차 갈등 규모는 통계 수치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사례처럼 명도소송으로 바로 진행 될 경우 분쟁접수건수에 집계되지 않을 뿐더러 임대차 분쟁의 상당수가 중개업소나 당사자 간 협상 단계에서 정리되기 때문이다.

갈등의 유형도 다양해지는 동시에 양상도 극단화되고 있다. 세입자를 쫓아내기 위한 명도소송은 물론, 아파트 내에서 공부방이나 가정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주거형 소상공인’들은 상가임대차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실거주를 택한 임대인들 역시 갑작스러운 거주지 이전으로 출퇴근 시간이 급증하고 자녀 학교를 옮겨야 하는 등 생활 전반의 질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경직성이 주거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예외 사항에 대한 정교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임대인의 재산권과 임차인의 영업권·주거권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학기 중 퇴거 유예나 사전 통보 의무 강화 등 정교한 가이드라인과 제도적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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