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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부산-AI 울산-경제 경남… ‘부울경’이 다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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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의 성장엔진]
동아일보

지난해 9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아시아창업엑스포 ‘플라이 아시아’ 개막식. 이 행사에는 180여 개 투자사와 창업 관련 업계 관계자, 청년 등 2만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시 제공


《행정통합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통합 시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부산·울산·경남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었던 지역인 만큼 수도권 집중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개 시도는 경계를 맞댄 이웃이지만 인구·지리·산업적 여건이 달라 도시 발전을 위한 고민과 정책이 서로 다르다. 동아일보는 기획보도를 통해 각 도시가 시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더 나은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는지 들여다본다.》


[부산]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

지속적인 청년 인구 유출로 ‘노인과 바다’라는 오명을 썼던 부산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부산의 청년층 감소세가 둔화하고 이들의 고용과 소득, 생활 지표 전반에서 질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역 청년(18∼39세) 고용률은 2020년 58%에서 2024년 65.6%로 7.6%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청년(18∼39세) 고용률 상승폭(5.9%p)보다 높고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부산 청년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65.3%에서 67.5%로 2.3%p 증가했다. 시 관계자는 “단순히 취업자 수가 늘었다는 점을 넘어 안정적인 임금 근로 중심의 질적 성장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지표가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업 투자 확대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투자 유치액은 약 8조 원으로 2020년과 비교하면 약 28배 증가했다. 창업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과거부터 2021년까지 약 20년간 6057억여 원에 머문 창업 펀드 규모가 2022년 7월 민선 8기 출범 이후부터 2025년까지 1조5000억 원 규모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전국 최초로 지역이 주도해 만든 ‘미래성장 벤처펀드’와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에 선정된 ‘부산혁신스케일업 벤처펀드’ 등 각종 금융 지원을 비롯해 지난해 출범한 부산기술창업투자원, 아시아 최대 규모 창업 행사로 성장한 ‘플라이 아시아’ 등이 부산을 창업 성공 도시로 이끌고 있다.

‘청끌(청년이 끌리는)기업’ 정책도 눈에 띈다. 청끌기업은 △임금·소득 △고용 안정성 △일과 삶의 균형 등 청년이 구직 시 가장 고려하는 지표를 바탕으로 선정한 지역 대표 우수 기업으로 올해 120개 업체가 선정됐다. 시는 ‘부산청년 잡(JOB)매칭 인턴사업’과 연계해 이들 기업에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인턴 한 명당 3개월간 최대 450만 원의 인건비를 지원한다. 기업의 고용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의 안정적인 정규직 안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울산] 굴뚝도시, AI 산업 수도로 도약

동아일보

지난해 8월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울산 AI 데이터센터 기공식에서 ‘대한민국 AI 수도’ 비전이 선포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으로 대표되던 울산 산업이 거대한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인공지능(AI)이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대를 맞아 울산이 제조업과 AI를 결합한 새로운 산업 도시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전통 제조업 기반 위에 AI 기술을 접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도시의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AI 기반 제조혁신 도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울산은 지난 60여 년 동안 자동차와 조선, 석유화학, 비철금속 등 국가 기간산업을 이끌며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불려왔다. 대규모 산업단지와 세계적인 제조기업이 밀집한 울산은 한국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그러나 산업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산업 질서가 형성되면서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 구조만으로는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에 울산시는 산업 전반의 체질을 바꾸는 ‘AI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테크노파크와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이 참여하는 ‘울산 AI사업단’을 중심으로 지역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 맞춤형 상담과 데이터 구축, 실증 지원, 전문 인력 양성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지원 체계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AI 활용 확산을 이끌고 있다.

AI 산업 기반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도 구축되고 있다. 울산 미포국가산업단지에는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시설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대규모 AI 연산과 데이터 분석, 산업별 클라우드 서비스를 수행하는 핵심 인프라로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울산의 도전은 단순한 산업 정책을 넘어 도시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굴뚝 산업의 도시 울산이 인공지능을 품은 첨단 산업 도시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지, 그 변화의 실험이 지금 시작되고 있다.

[경남] 경제-인구-생활 전 분야 ‘트리플 톱’

동아일보

지난해 6월 박완수 경남도지사(왼쪽)를 단장으로 한 경남 대표단이 폴란드 레몬토바 조선소를 방문해 세일즈 외교를 펼치는 모습. 경남도 제공


민선 8기 경남도가 경제, 인구, 생활 여건 전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며 ‘비수도권 1위’ 시대를 열고 있다. 경남도는 최근 발표한 도정 운영 성과를 통해 △지역내총생산(GRDP) 비수도권 1위 △총인구 비수도권 1위 △사회보장제도 만족도 전국 1위라는 이른바 ‘트리플 톱’을 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경남 경제는 지난 4년간 주력 산업의 고도화와 공격적인 투자 유치를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GRDP의 성장이다. 2021년 118조2000억 원으로 전국 5위에 머물렀던 경남의 GRDP는 2024년 151조2000억 원으로 급증하며 9년 만에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수출 지표도 눈에 띈다. 경남 주력 산업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2022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1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고용 시장 역시 지난해 고용률 63.3%로 200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실업률은 2.0%로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2021년 전국 최하위권(16위)이었던 실업률은 전국 2위로 올라섰다.

인구 지표에서의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2024년 경남 총인구는 333만1559명을 기록해 1997년 이후 27년 만에 부산을 제치고 비수도권 1위(전국 3위)를 탈환했다. 특히 청년층 가운데 30대 인구가 2024년과 지난해 연속 순유입으로 돌아선 점은 경남 경제와 산업, 정주 여건 개선의 신호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경남의 출생아 수도 전년 동월 대비 11.4% 증가하며 전국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생활 여건 지표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도민들의 긍정 응답 비율은 52.8%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국 평균 43.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경남도민연금, 경남패스 등 체감형 복지 시책이 도민들의 호응을 얻은 결과다. 문화와 여가 생활 여건에 대한 만족도 역시 2021년 전국 13위에서 2025년 전국 1위로 크게 상승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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