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예비소집 불참에 나흘 결석까지…위험 신호 있었는데 결국 비극으로

댓글0
서울경제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과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사망 전 교육 당국과 경찰을 통해 이미 위험 신호가 포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초등학생 딸의 담임교사가 두 차례나 경찰에 신고하며 구조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끝내 비극을 막지는 못했다.

19일 울산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48분께 울주군의 한 빌라 안방에서 A씨(30대)와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자녀 중 3명은 미취학 연령이었고, 나머지 1명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B양이었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와 사인 등을 토대로, A씨가 홀로 4남매를 양육하며 겪은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건에 앞서 112 신고가 두 차례 접수됐던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첫 신고는 지난 1월 5일로, B양의 담임교사가 “아이가 입학 예비소집(가입학식)에 오지 않고 보호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알렸다. 당시 경찰이 주거지를 방문했지만 학대 정황이 없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다. 연락 두절은 학교 측의 연락처 입력 오류에 따른 것으로 결론 났다.

두 번째 신고는 지난 6일이었다. 담임교사가 다시 “아이가 나흘째 무단결석 중이고 아동 방임이 의심된다”고 신고하자, 경찰과 울주군청 학대 전담 공무원이 현장을 함께 확인했다. 아이들 몸에서 외상 등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가 양육의 어려움과 생활고를 호소하자 경찰은 복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지자체에 관련 내용을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조치 없이 열흘 남짓이 지난 18일, B양이 사흘째 학교에 나오지 않자 담임교사가 다시 신고하면서 참변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찰은 사망 경위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부검과 주변인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내용과 현장 상황,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사망 시점과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공적 안전망이 위기 가정에 두 차례나 접촉하고도 끝내 비극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복지·아동보호 체계의 사각지대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수아 AX콘텐츠랩 기자 sunshine@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서울경제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한겨레영천 화장품원료 공장 폭발 실종자 추정 주검 발견
  • 세계일보영월군, 임신·출산·돌봄 맞춤형 지원…"저출생 극복에 최선"
  • 파이낸셜뉴스한국해양대·쿤텍·KISA, ‘선박 사이버 침해사고 대응 기술 연구' 맞손
  • 이데일리VIP 고객 찾아가 강도질한 농협 직원…"매월 수백만원 빚 상환"
  • 경향신문서울시 ‘약자동행지수’ 1년 새 17.7% 상승…주거·사회통합은 소폭 하락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