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거창지청은 2022년 6월 경남 거창·합천·함양군청 특사경 업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사건 부실 관리 사례 294건을 적발했다.
거창지청은 같은 해 4∼5월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거나 지휘 요청이 몰리는 상황을 포착, 업무 점검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
한 달간 자료 분석 및 현장 점검을 거친 결과 타 기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도 사건을 등록하지 않아 방치된 사례는 197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건 필요성이 있음에도 검사 지휘 없이 사건을 종결하거나 사건 목록에 등록하지 않은 사례도 94건이었다. 피의자가 외국인임에도 입국 시 통보 요청을 하지 않아 기소가 중지되는 사례도 3건 있었다.
검찰은 특사경 면담 과정에서 이들이 일반 행정 업무를 병행하는 탓에 수사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 저연차 공무원이 사건을 혼자 도맡아야 하는 경우도 다수였다.
수사 관련 교육 부재로 출석 요구, 피의자 조사 등 기본적인 수사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결국 대다수 사건이 장기 방치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행정 업무 인수·인계가 우선시돼 특사경 업무 인수·인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매뉴얼조차 부재한 사실도 전해졌다. 특사경 수당은 정해져 있으나 예산이 부족해 지급되지 않아 동기 부여 요인이 없고 기피 부서인 탓에 특사경들의 근무 의욕이 낮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특사경은 식품, 의약, 세무, 환경, 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에서 일반직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해 1차 수사를 맡기는 제도다. 특사경의 수사 경험·법률 지식 부족은 검사의 지휘·감독으로 보완해왔다.
형사소송법 245조의10은 특사경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공개한 공소청·중수청 설치 법안은 특사경에 대한 검찰의 지휘·감독 권한을 삭제하는 등 공소청 검사의 직무상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안은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최종 조율한 안이다. 공소청 검사의 과도한 수사 지휘 권한을 없애고 우회적으로 수사에 관여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민주당 강경파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법조계에선 법안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 글에서 “수사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경찰관들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은 복잡한 수사절차를 형사소송법이나 수사 실무를 접해본 적 없는 공무원들이 독자적으로 제대로 해낼 수 있겠나”라며 “특사경 제도의 현실이나 검사가 특사경 지휘를 통해 실제 하는 일이 뭔지도 이야기가 된 건지, 수사 제도나 사법 절차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었던 게 아닌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는 공소청·중수청 설치 법안이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법안이 상정되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난 20일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워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한 뒤 공소청법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은 국회 본회의 통과 시 모두 10월2일부터 시행된다. 같은 날 기존 검찰청법은 폐지된다.
홍윤지 기자 h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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