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한단 걸 알면서도 우리는 왜 쉽게 바뀌지 못하는 걸까.[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
변화의 전제 조건은 현실을 직시하는 자세다. 자신에게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 알 수 있어서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현실을 외면한 채 변화를 거부한다. 가령, 다른 일을 할 수 있음에도 불만족스러운 직장을 계속 다닌다거나, 운동을 하고 술을 덜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을 회피하며 예전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왜 바뀌지 못하는 걸까. 어떤 요인이 변화를 어렵게 만드는 걸까. 과학 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의 신간 「뇌는 어떻게 변화를 거부하는가」는 '왜 사람들은 변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변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간다.
저자는 "변화를 가로막는 근본 원인은 외부 상황이 아닌 우리 내면의 모순된 본성 때문"이라며, 효율을 추구하는 인간의 뇌가 자신이 만든 인지적 오류와 고정관념, 착각에 빠져 역설적으로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고대문명의 몰락부터 21세기 신경과학 연구에 이르기까지 변화의 근거를 추적한다. 심리학, 신경과학, 진화론적 관점 등을 통해 인간의 변화를 방해하는 7가지 인지적 착각과 방어기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그 이유를 분석한다. 아울러 인지 부조화, 확증편향, 손실 회피, 비현실적 낙관주의 같은 인지적 오류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과학적 실험과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이 책은 거짓임이 밝혀졌음에도 끝까지 지구 종말을 믿었던 외계인 추종자들, 지나친 확신으로 산모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19세기 유럽의 의사들, 블라인드테스트에서 훨씬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결국 제품 변화에 실패한 코카콜라 사례 등을 통해 왜 우리가 무의미한 습관을 버리지 못하는지, 왜 이익이 되는 선택을 포기하고 하던 방식을 고수하는지 그 원인을 파헤친다.
또한 다양한 역사적 사례를 토대로 '변화로 나아가는 4단계'의 틀을 제시한다. 자신의 착각을 의식하고 메타인지 능력을 키울 것(결정 능력 갖추기), 도덕적 호소보다 넛징(Nudging)이나 긍정적 피드백을 통해 낡은 습관을 대체할 것(습관을 대치시키기), 작은 공동체에서 새로운 규범을 만들고 성공적인 본보기를 제시할 것(연쇄반응 준비하기). 체념이 아닌 행동으로 이끌기 위해 두려움 대신 희망에 초점을 맞출 것(좋은 이야기를 하기) 등이 핵심 내용이다.
저자는 우리가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기존의 편견과 습관을 고수하는 원인으로 '이성의 함정'을 꼽는다. "상황이나 인간의 비합리성을 한탄해봐야 소용없다. 인간의 본성을 알아야 한다." 결국 변화에 대한 저항은 우리 내면의 모순된 본성 때문이라며, 인간이 스스로에게 어떤 함정을 놓는지 알아야만 낡은 관성과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인류가 나아지지 못하는 이유를 파헤치고, 낡은 관성과 습관에서 벗어나 변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나아가 개인의 자기계발을 넘어 사회 전체의 변화가 어떻게 가능하며 왜 필요한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실천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기후재앙, 인공지능의 부상, 급속한 고령화 등 극복해야 할 난제가 가득한 지금, 저자의 통찰은 새로운 변화를 위한 생각 전환의 필요성을 일깨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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