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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후반부에 몰아서 줄이자’ 선택지로 등장 [기웃,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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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론화위, 5차 회의 진행
2031~2049년 탄소 감축 경로에
‘후반부 집중 감축’ 선택지도 포함
대신 ‘위헌 소지’ 설명 문구 병기
“조사 방법론상 선택지 열어둬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후반부에 몰아서 하는 방식도 공식 선택지로 포함됐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는 19일 5차 회의를 열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개정 방향에 온실가스 감축을 후반기로 미루는 방식도 하나의 선택지로 포함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

세계일보

지난 2024년 8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한제아 아기기후소송 청구인이 기후 헌법소원 최종 선고를 마치고 어머니와 함께 헌법재판소를 나서고 있다. 이날 헌재는 헌법소원 4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뉴시스


현재 국회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법률은 2024년8월 헌법재판소로부터 “지속적인 탄소 감축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다. 법률에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2030년까지만 제시돼 있고, 2031~2049년 감축 목표는 빠져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청소년·영유아·시민단체가 제기한 아시아 최초의 기후소송(헌법소원)이 발단이 됐다.

국회는 직접 법 개정에 나서기에 앞서 설문지를 만들어 시민들의 의향을 확인하기로 했다. 공론화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회의에선 그 ‘설문지’의 내용이 최종 확정됐다.

회의가 끝난 뒤 이창훈 공론화위원장은 “이른바 볼록형 경로, 즉 후반부에 더 많은 감축 노력을 하는 안을 포함시키기로 했다”며 “국민들의 일반적인 여론 지형을 알기 위해서는 선택지를 열어놓고 질문하는 것이 조사 방법론상 더 낫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설문 중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네 가지 선택지가 담기게 됐다. 향후 설문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초기에 많이 줄이는 방식’, ‘후반부에 많이 감축하는 방식’, ‘매년 균등하게 감축하는 방식’, ‘모르겠다’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세계일보

지난 2024년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청소년기후소송, 시민기후소송 등 시민단체의 기후 헌법소원 최종 선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제아 아기기후소송 청구인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신 공론화위는 각 선택지에 보다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기로 했다. 볼록형 경로(후반부에 몰아서 감축)에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볼록형 경로는 헌재 결정 취지에 일부 맞지 않다는 의견을 반영해 그런 특성들을 설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설문지에 담길 핵심 의제는 △감축 목표 △감축 경로 △이행수단 등 세 가지다.

우선 ‘감축 목표’로는 2031~2049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할 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제시하는 1.5℃에 부합하는 전 지구적 감축 수준을 반영할 것인지를 물을 예정이다. IPCC는 평균 지구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전 지구적 감축목표로 2019년 대비 60% 감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행 수단’ 의제에는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정책 수단에 무게를 둘 것인지 묻는 내용이 담긴다. 구체적으로는 △규제 △감축 지원 △전환 지원 △재원 확보에 대한 동의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세계일보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대응 방안에 대한 공론화 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설문은 이달 28일 300명의 시민대표단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시민대표단이 4차례 토론회를 마치고 나면 한 차례 설문을 더 진행한다. 설문 결과는 국회 기후위기특위에 전달되며, 향후 국회 법 개정 논의 과정에 활용될 예정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후반기로 미루는 볼록형 경로가 최종 포함되면서 앞으로 환경·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지난 16일 국회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위반은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국회 공론화위는 ‘볼록 감축 경로’ 포함 시도를 중단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장을 기웃거리다 주워 담은 모든 기후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김은재 기자 a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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