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중심의 전통을 벗어나 두 대의 피아노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피아노 듀오 라베크 자매(사진). 18년 만에 단독 리사이틀을 위해 내한한다.
19일 LG아트센터에 따르면 카티아(76)와 마리엘 라베크(74)는 1968년 ‘피아노 듀오’라는 길을 선택한 이후 클래식 음악계의 관습을 뒤흔들어 왔다. 솔로 중심의 전통을 벗어나 두 대의 피아노로 구축한 이들의 음악은 정교한 테크닉과 완벽한 호흡을 바탕으로 독보적인 영역을 형성했다. 특히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음반의 세계적 성공과 빈 필하모닉 협연 등은 이들을 단순한 연주자가 아닌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라베크 자매 내한은 2019년 KBS교향악단과 협연 이후 7년 만이며 단독 무대는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대표적 현대 작곡가인 필립 글래스가 라베크 자매를 위해 헌정한 ‘장 콕토 3부작’을 연주할 예정이다. ‘오르페’ ‘미녀와 야수’ ‘앙팡테리블’로 구성된 이 작품은 프랑스 예술가 장 콕토의 영화세계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를 두 대의 피아노 버전으로 재구성한 프로젝트다. 30여곡으로 이루어진 이 연작은 미니멀리즘 특유의 반복 구조 속에서 섬세한 감정의 변화를 이끌어내며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라베크 자매와 글래스의 협업은 이미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두 사람은 글래스의 미니멀리즘 음악이 지닌 감각적 깊이를 확장해 왔고 이번 3부작 역시 그러한 예술적 동반 관계의 집약이라 할 수 있다. 단순한 음형에서 출발해 예기치 않은 정서로 확장되는 글래스 음악의 특성은 자매의 치밀한 해석과 만나 더욱 입체적으로 구현된다. 라베크 자매는 “글래스의 음악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법이 있다. 단 몇 개의 음표로 시작해 예상치 못한 감동을 준다”며 “연주할 때 기분이 정말 좋고 관객이 바로 집중하는 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출가 시릴 테스트가 참여한 시네마틱 무대는 공연의 또 다른 축이다. 영상과 무대 미학이 결합된 이번 프로덕션은 음악을 청각적 경험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시각적 서사로 확장시킨다. 거대한 샹들리에 아래 펼쳐지는 연주는 마치 영화 속 장면을 따라가는 듯한 감각을 만들어내며 관객을 작품 내부로 끌어들인다. LG아트센터 서울에서 4월26일.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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