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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원 과자 외상, 아이들 주고 떠난 듯”…일가족 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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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빌라서 일가족 5명 사망
30대 부친과 아이들 모두 숨져
현장엔 “아내에 미안하다” 유서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울산 울주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30대 남성과 미성년 자녀 4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이들이 평소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9일 울산 울주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48분쯤 울주군에 위치한 한 빌라에서 30대 남성 A씨와 A씨의 미성년자 자녀 4명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데일리

지난 18일 30대 아버지와 어린 자녀 4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사진=연합뉴스)


첫째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고 나머지 3명은 6살, 4살, 지난해 겨울 태어난 2살까지 모두 미취학 아동이었다.

담임교사가 “아이가 사흘째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신고하면서 출동한 경찰이 자택 안방에 숨져 있는 일가족을 발견했다. 식탁 위에는 이들이 생전 마지막으로 함께 나눈 것으로 추정되는 프랜차이즈 햄버거 봉투가 놓여 있었다.

현장에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A씨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숨지기 전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간식을 사다 준 것으로 밝혀졌다. 인근에서 6년째 매장을 운영하는 이웃 B씨는 “A씨가 올 때마다 아이들 먹거리를 사 갔다. 7∼8차례에 걸쳐 아이들 과자와 음식 등을 외상으로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가 사망하기 전 17만원어치 음식과 과자를 외상으로 가져갔다. 그것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떠난 것 같아 가슴이 찢어진다”며 “더 챙겨줄 걸 그랬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이웃 C씨는 “몇 달 전 A씨가 타고 다니던 외제 차를 누군가가 강제로 가져갔다.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 보였다”며 “막내가 집 밖으로 나온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태양도 못 보고 저세상으로 간 걸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프다”고 울먹였다.

또한 경찰과 울주군청 학대 전담 공무원이 함께 현장을 확인했지만, 아이들의 몸에 외상 등 학대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 가정에는 지난해부터 복지 지원이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울주군에 따르면 해당 가정에는 지난해 2~4월 긴급복지 지원이 이뤄졌다. 생계지원비로 매월 211만 8650원이 지급됐고, 주거지원비 50만원도 함께 지원됐다.

부모수당과 아동수당 등 월 140만원 규모의 양육 관련 지원금도 매월 지급됐다. 생필품 등 별도 물품 지원도 총 8차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울주군청은 해당 가구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대상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해 신청을 안내했으나, 당사자가 이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산읍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이 가구는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로 지정돼 행정복지센터가 방문 상담을 진행했다”며 “방문 당시 A씨가 ‘아내가 지난해 12월 교도소에 수감됐다’고 털어놨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게 차상위계층과 한부모 가정 등 사회 복지 제도에 대해 안내했지만, 그가 ‘모아둔 생필품도 있고 생활하기 괜찮다’며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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