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법칙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효율성보다 안보를 우선시하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가 19일 진행한 '2026 경제 전망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한 노건기 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실 실장은 "상대국이 함부로 관세를 매기거나 보복하지 못할 만큼 우리가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튼튼한 자원 공급망을 확보하고, 수출국에 관세 장벽이 세워지면 그 안으로 들어가 현지 생산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프랑스 경제계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한국 및 프랑스의 경제학자, 기업가 등이 참여해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한국과 프랑스의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2026 경제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장우 고려대 경영대 교수, 이승호 주한프랑스대사관 경제참사관, 윤지호 BNP파리바 본부장, 노건기 전 산업통상부 통상교섭실장. 심성아 기자 |
노 전 실장은 "올해는 인공지능(AI) 엔진에 힘입은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특히 메모리 칩 가격은 올 상반기에만 최대 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반면 자동차 산업은 캐즘 구간을 지나고, 특히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제조사들에 매우 어려운 변수"라며 "철강이나 소재 부문은 원자재 가격 상승, 무역 장벽, 환경 규제, 중국발 과잉 공급 등 여러 악재를 동시에 겪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미국의 새로운 규정에 따른 명확한 탄소발자국과 원산지 표기가 필수적"이라며 "부품과 소재의 단 1g 탄소 배출량까지도 어디서 왔는지 입증하지 못하면 물건을 팔 수 없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노 전 실장은 "2026년은 AI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동시에 시장의 엄중한 검증을 받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시장은 이제 AI가 실제로 이익을 창출하는지 질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해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장벽과 싸웠다면 올해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며 "한국 경제는 위기 때마다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 대통령 탄핵 상황에도 1% 성장을 지켜냈고, 360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점은 매우 놀랍다"고 했다.
그는 "올해는 한국의 2% 성장이 예상되는데,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정부의 예산 확장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내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양국 경제 협력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탈탄소, AI, 바이오테크, 우주 산업 등 4대 핵심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는 19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2026 경제 전망 세미나'를 진행했다. 다비드 피에르 잘리콩 주한프랑스상공회의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심성아 기자 |
이승호 주한프랑스대사관 경제참사관은 "중동 위기가 한국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지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면서도 "프랑스와 한국은 GDP 규모나 1%대의 성장률 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에 양국이 기술적 시너지를 통해 협력한다면 충분히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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