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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직전인데 버틴다"...안전진단 'E등급' 성동서 재건축 목소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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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낙하·주차장 붕괴 등 사고 반복
노후 청사서 경찰·민원인 위험 노출
하루 수백명 이용에도 개선 지연
경찰·전문가 "현 부지 재건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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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지하주차장 천장 내부에 누수 및 부식 흔적이 드러난 모습. 사진=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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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을 따라 콘크리트가 벌어진 모습. 사진=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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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부 배선이 다 드러난 본관 5층 강당. 사진=김예지 기자 잭서포트(지지대)가 천장을 받치고 있어 폐차 예정 차량만 남아 있는 지하주차장 전경. 사진=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곳은 언제 무너질지 몰라서 원래 사람이 드나들면 안 되는 곳입니다. 경찰들의 건강 피해도 상당하고 하루에 수백명씩 왕래하는 민원인들이 다칠까 봐 우려됩니다."
19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성동경찰서 별관 민원동과 지하주차장은 지난해 4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 판정을 받았다. 시설물안전등급 기준 상 즉시 사용을 제한하고 개축을 해야 하는 수준이지만 재건축이 지연되면서 약 1년 간 임시 보강에 의존한 채 사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하주차장과 외부 보행로 인접 구조물의 경우 붕괴 시 민간인 피해로 번질 가능성이 커 현 부지 내 재건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본지가 살펴본 성동경찰서 건물은 외벽부터 누수 자국과 균열 흔적이 가득했다. 입구 옹벽은 금방이라도 터질 듯 팽팽하게 부풀었고 지하주차장에 들어서자 콘크리트의 내구성을 저하시키는 중성화가 진행되며 자란 종유관이 고드름처럼 천장 곳곳에 매달려 있었다.

천장에는 빗물이 스며든 흔적이 검게 번져 있었고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실제로 떨어져 바닥에 고였다.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자리에 드러난 철근은 손으로 건드리면 부서질 듯 부식이 심각한 상태였다. 주차장에는 무너져가는 천장을 떠받치기 위해 설치된 잭서포트(지지대) 약 130개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폐차 예정인 차량들만 간신히 자리를 채웠다.

이창수 특수법인 기업재해경감협회 박사는 "특히 지하주차장 누수부위의 경우 장기간 방치된 상태로 누수로 인한 악취와 콘크리트 내부의 철근 부식에 따른 콘크리트 박리 등이 발생해 안전성 우려가 되는 상태로 지속적인 주의 및 관찰, 신속한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본관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5층 강당 천장은 콘크리트가 깨져 내부 구조가 훤히 드러나 있었고 틈 사이로 분진이 흩날렸다. 체력단련실로 사용되는 공간 천장에는 누수 자국과 곰팡이가 번져 있어 실내에는 퀴퀴한 냄새가 가득했다. 별관 곳곳에도 균열과 누수 흔적이 다수 포착됐다. 벽면과 천장에서는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간 자국이 쉽게 눈에 띄었다.

앞서 지난 1941년 개서한 성동경찰서는 왕십리 일대 치안을 담당해 온 핵심 거점으로 현재 청사는 1987년 건립돼 약 40년 가까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경찰 등 약 740명이 근무 중이며 하루 수백 명의 민원인이 방문하지만 성동서 구조물 노후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특히 청사 전체가 2017년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을 받은 이후 상태가 악화됐으며 △2021년 본관 천장 콘크리트 낙하 △2022년 출입구 옹벽 붕괴 △2023년 지하주차장 천장 붕괴로 인한 차량 파손 등 각종 사고가 반복됐다. 이후에도 추가 박락과 누수, 철근 부식이 이어졌다.

민원동으로 사용되는 별관 1층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하루에 200명 넘게 방문하는 민원인이 혹시라도 다칠까 가장 걱정된다"며 "시멘트 분말이 날리고 공기도 좋지 않아 근무 환경도 열악하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 2층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지하주차장은 받침대로 버티는 상태라 사용할 수 없고 별관 건물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근무한다"며 "(당국에서) 아무런 조치가 없는 것은 상당한 문제"라고 전했다.

해당 건물은 도로와 인접해 있어 구조물 붕괴 시 보행자 등 외부 시민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경찰은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재건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재건축 추진은 제도적 절차에 막혀 지연되는 양상이다. 현재 성동서 청사는 부지와 건물의 소유·사용 구조가 나뉘어 있어 서울시와의 부지 교환이 선행돼야 한다. 국유재산법 제54조는 국가재산 교환 시 '등가교환'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재정당국 승인 절차도 필요하다. 건물은 서울시, 부지는 경찰청에 속한 이원화 구조로 인해 긴급 보수·보강 예산 투입에도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경찰과 서울시는 현 부지 재건축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지만 재정경제부의 검토 과정이 길어지면서 사업은 계류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성동구청은 왕십리 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성동서 부지 외곽 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치안 기능과 시민 접근성 측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방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장에서는 부지 이전보다 '현 부지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동경찰서가 위치한 왕십리 일대가 유동인구와 치안 수요가 집중된 교통 요충지로 초동 대응과 민원 접근성을 좌우하는 핵심 위치라는 점에 기인한다. 실제 성동서는 치안 민원 처리 규모 기준 서울 내 3위를 기록하는 등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시민 접근성은 치안 서비스 이용 측면에서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역시 치안 인프라의 입지 특성을 고려할 때 이전보다 현 부지 재건축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경찰서는 출동과 치안 대응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시민들이 밀집한 지역과의 연계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전으로 해당 지역에서 이탈할 경우 그만큼 치안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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