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금리 시계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한은도 비슷한 경로를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19일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대체로 매파적으로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확실한 인플레이션 진전 없이는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임기 만료 이후에도 당분간 의장직을 유지해 긴축이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FOMC 이후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6%까지 상승했고 달러 강세 속에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를 재돌파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씨티는 한은의 연내 금리 인상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김진욱 씨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 인상해 연말에는 3.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120달러까지 오를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 자극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블룸버그는 기본 시나리오로 동결을 유지하면서도 리스크 방향은 인상 쪽으로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권효성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의 인하 사이클은 이미 종료됐고 인상 쪽 리스크가 더 크다”고 진단했다.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구조에서 금리 인상이 물가와 환율을 동시에 안정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차기 한은 총재 인선의 불확실성은 변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차기 총재가 누가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한은이 더욱 중립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새 수장이 오기 전까지는 강한 정책 시그널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의 시선은 수정 경제전망이 함께 제시되는 5월 통화정책방향회의로 향하고 있다. 전쟁 상황과 유가 추이에 따른 한은의 경기·물가 판단이 인상 시계를 앞당길지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