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 대표 프라이머, 16년째 극초기 창업의 동반자 역할 강조
AI·크리에이터·라이프스타일·바이오… 9개 팀, 산업별 비효율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재설계
문제 해결에 집중… 짧은 기간 내에 시장성과 실행력을 입증하려는 시도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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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세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가 올해 역시 27번째 데모데이를 열고 극초기 스타트업들의 비전과 방향성을 공개했다.
지난 11일 진행된 이번 무대에는 지난해 하반기 선발 이후 약 6개월간 액셀러레이팅을 거친 팀들이 올라 각자의 문제 정의와 해결 방식, 시장 반응, 그리고 향후 확장 전략을 압축적으로 선보였다.
행사 시작을 연 노태준 프라이머 파트너는 현장을 찾은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프라이머가 지난 16년 동안 담당해온 역할을 짧고 분명하게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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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권도균 대표의 인사말은 그 철학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권 대표는 프라이머가 2010년 1월 시작된 이후 16년 동안 한 해 두 차례씩 배치 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과정을 언급하며 “창업 초기야말로 가장 중요한 시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창업을 결심하고 법인을 세우고 공동창업자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사람으로 형성되는 시간’ 비유했다. 그만큼 시작 단계의 방향 설정이 이후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이번 27기 데모데이에는 AI, 바이오, 크리에이터 커머스, 라이프스타일, 푸드 등 분야가 서로 다른 9개 팀이 올랐다. 언뜻 보면 분야는 제각각이지만, 발표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분명했다. 모두가 이미 존재하는 시장의 익숙한 문제를 다시 정의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날 각 팀들이 보여준 발표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과 시장의 구조를 재설계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자리가 됐다.
기능이 아닌 구조가 된 AI… 투자·회계·브랜드 노출의 재설계
이번 데모데이에서 가장 선명한 흐름 중 하나는 AI가 더 이상 ‘테스트하는 기능’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파이베리AI, 웨슬리, 어크로스는 각각 투자 관리, 회계 업무, 마케팅이라는 전혀 다른 시장을 겨냥하고 있었지만, 세 팀 모두 기존 산업의 핵심 병목을 짚고 그 흐름 자체를 다시 짜고 있었다. 이때 AI는 공통적으로 단순히 정보를 더 빠르게 보여주거나 일부 절차를 자동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람이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를 재구성하고 있었다.
“현재 증권 서비스는 투자 정보를 보여주는 데는 강점이 있지만, 개인의 상황에 맞는 투자 관리는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 공백을 개인화된 AI 투자 매니저로 해결하고자 합니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투자 경험을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투자 전 과정을 개인화하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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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베리AI가 포착한 문제는 개인 투자자의 ‘관리 공백’이다. 최윤석 파이베리AI 대표는 증시가 오르는 국면에서도 개인 투자자 절반이 손실을 보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그 원인을 정보 부족보다 관리 부재에서 찾았다.
파이베리AI가 제시한 ‘스톡베리’는 이 지점을 개인화된 AI 투자 매니저로 풀어낸다. 사용자의 투자 성향과 자산 정보, 관심 영역을 학습해 매일 아침 맞춤형 포트폴리오 리포트를 제공하고, 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별 판단을 보조한다. 모두에게 비슷한 답을 주는 범용 AI가 아니라, 개인 데이터에 기반해 투자 관리 자체를 개인화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차별점을 드러냈다.
“회계법인은 여전히 반복적인 장부 작업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웨슬리는 이 과정을 AI 에이전트로 자동화해 다수 고객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회계사는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더 높은 가치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빠른 실행과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시장을 계속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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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슬리는 미국 회계법인의 반복 업무를 겨냥했다. 윤홍인 웨슬리 대표는 미국 세금 신고 시즌마다 회계법인들이 자료 수집, 거래 분류, 고객 확인, 장부 정리 같은 반복 업무에 막대한 시간을 쓰고 있다는 현실을 짚었다. 기존 회계 소프트웨어가 널리 쓰이긴 하지만, 고객사별로 순차 처리하는 구조여서 수백 개 고객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비효율이 크다는 설명이다.
웨슬리는 AI 에이전트를 통해 누락 자료를 자동 감지하고 고객에게 요청을 보내며, 업로드된 영수증과 명세서를 분석해 거래 내역을 분류한다. 회계사는 이를 검토·승인하는 구조다. 핵심은 개별 장부를 하나씩 처리하던 방식을 병렬 처리 가능한 워크플로로 바꾸는 데 있다. 윤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실제 이를 도입 회계법인에서는 고객사 한 곳을 처리하는 시간이 기존 4일에서 1일 수준으로 줄었고, 확보된 시간은 세무 자문 등 고부가가치 업무로 옮겨갔다. AI가 기존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회계법인의 생산성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는 검색 결과에서 보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AI가 답변할 때 우리 브랜드를 언급하지 않으면 고객은 존재 자체를 모를 수 있습니다. 저희는 AI가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계하고, 실제 답변 노출로 이어지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AI와 에이전트가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는 시대에, 브랜드가 정답으로 인식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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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는 생성형 AI 시대의 마케팅 문법 변화를 정면으로 건드렸다. 이재홍 어크로스 대표는 소비자가 검색엔진에서 수많은 링크를 비교하기보다 챗GPT(ChatGPT)와 같은 대화형 AI가 정리해 주는 답을 먼저 참고하는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변화 속에서 브랜드 경쟁력은 포털의 검색 결과 상단 노출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AI가 답변을 생성할 때 어떤 브랜드를 얼마나 자주, 얼마나 먼저 언급하느냐가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어크로스의 ‘GPTO’는 주요 AI 모델에 질문을 던져 브랜드 언급 현황을 분석하고, 경쟁사 대비 점유율과 노출 패턴을 모니터링한 뒤, AI가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정보 구조를 설계해 배포한다. 검색엔진 최적화(SEO) 이후의 시대, 즉 ‘AI 답변 최적화(AEO)’라는 새로운 시장을 연다는 설명이다. 검색에서 상위에 뜨는 것보다 AI의 한 문장 안에 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는 현장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콘텐츠 이후를 파고든 팀들… 크리에이터 경제는 이제 ‘수익 구조’ 경쟁이다
크리에이터 시장이 커질수록 더 뚜렷해지는 사실이 있다. 사람을 모으는 힘과 돈을 버는 구조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이번 데모데이에서 팀매버릭스, 알튼, 두더지는 바로 그 간극을 파고들었다. 세 팀의 접근 방식은 달랐지만, 공통된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크리에이터는 이미 스스로 고객을 모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판매 단계에 들어가면 여전히 비싸거나 복잡한 도구를 써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희는 플랫폼의 편리함과 자사몰의 수익성을 함께 제공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앞으로는 콘텐츠 판매를 넘어,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브랜드를 더 쉽게 키울 수 있는 기반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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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매버릭스의 ‘래피드’는 지식 크리에이터를 위한 판매 인프라에서 출발한다. 서창우 팀매버릭스 대표는 전자책, 강의, 구독형 콘텐츠 같은 디지털 상품을 직접 판매하고 싶어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지만, 현실에서는 플랫폼 입점의 제약과 높은 수수료, 독립몰 구축의 복잡성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은 빠르고 편하지만 운영 자율성이 제한되고, 자사몰은 유연하지만 구축 비용과 개발 부담이 높다.
래피드는 이 사이를 공략한다. 크리에이터가 몇 단계만 거치면 바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으면서도, 자사몰처럼 독립적으로 고객을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결제, 디지털 콘텐츠 자동 발송, 후기 요청, 정기 결제 등 필요한 기능을 묶어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 외의 기술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도록 했다. 결국 핵심은 판매 페이지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가 반복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데 있다.
“이제 숏폼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라 새로운 소비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작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획과 편집을 자동화해 더 많은 실험을 가능하게 하고, 실제로 성과가 나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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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튼은 숏폼 광고 제작의 비효율을 겨냥했다. 오동재 알튼 대표는 숏폼이 더 이상 재미를 위한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소비를 유도하는 핵심 채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들은 이제 더 많은 숏폼을 더 자주 만들어야 하지만, 짧은 영상 한 편을 만드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생성형 AI 영상 도구를 써도 결과물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결국 기획과 편집에 사람 손이 많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현장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알튼의 ‘비디’는 제품 이미지와 정보만 입력하면 스토리보드와 영상 미리보기를 만들고, 여러 버전의 영상을 빠르게 생성해 성과가 나는 조합을 찾게 한다. 중요한 것은 영상을 ‘잘 만드는 것’보다, 어떤 소재가 실제로 클릭과 구매를 이끄는지 빠르게 검증하는 데 있다. 숏폼 제작을 콘텐츠 생산이 아니라 성과형 실험의 영역으로 바꿔보겠다는 시도다.
“크리에이터는 넘쳐나지만, 콘텐츠를 지속 가능한 브랜드 수익으로 바꾸는 구조는 아직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크리에이터가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제조, 유통, 브랜딩, 마케팅을 함께 설계하며 브랜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구조를 더 체계화해 반복 가능한 성장 모델로 만들고, 크리에이터 IP와 제조 역량이 결합하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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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는 크리에이터 경제를 한 단계 더 확장해 IP의 브랜드화에 집중했다. 김태민 두더지 대표는 많은 크리에이터가 광고와 협찬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신만의 메시지와 팬덤을 담은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 한다고 짚었다. 문제는 상품 기획, 제조, 물류, 유통, 브랜딩, 마케팅을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두더지는 바로 이 지점에서 크리에이터의 ‘공동 운영 파트너’를 자처한다. 창작자는 콘텐츠와 팬 소통에 집중하고, 나머지 사업 운영 전반을 팀이 맡아 하나의 브랜드로 완성하는 구조다. 발표에서 제시된 ‘팬덤 프랜차이즈’ 개념도 인상적이었다. 대형 크리에이터 한 명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중형·소형 크리에이터까지 함께 엮어 브랜드 확산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굿즈 판매를 넘어, 팬덤 네트워크를 사업 운영 구조로 전환하는 방식에 가깝다.
생활 속 불편을 사업으로 바꾸다… 캔탈롭과 몰리에프앤비의 사용성 재해석
캔탈롭과 몰리에프앤비는 오히려 생활에 가까운 영역에서 출발해, 창업의 본질이 꼭 거대한 기술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 팀들이다. 두 팀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이미 익숙하게 쓰고 먹는 제품 속에서 숨어 있는 불편, 혹은 사용성의 공백을 다른 시선으로 해석했다는 데 있다.
“UX는 화면 속에만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공간에서도 반복되는 경험입니다. 캔탈롭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러한 불편을 다시 설계하고, 사람들이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싶은 오브제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더 큰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캔탈롭은 자신들을 ‘홈 UX 오브제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소예호 캔탈롭 대표는 UX를 앱이나 디지털 화면 속 경험으로만 이해하는 시선에서 벗어나, 실제 집 안의 동선과 제품 사용 방식 역시 UX의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캔탈롭이 처음 주목한 것은 전선 정리 문제였다. 전선을 정리하려고 산 제품이 정작 보기 싫어서 책상 아래나 가구 뒤로 숨겨지고, 필요할 때마다 허리를 숙여 먼지 낀 곳을 뒤져야 하는 상황은 기능적으로도 미적으로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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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탈롭은 이를 단순한 생활용품 문제가 아니라 공간 경험의 결함으로 해석했다. 이후 검색량, 클릭률, 전환율, 경쟁 제품 리뷰, 수익성 분석을 단계적으로 검토해 어떤 카테고리에서 어떤 불편이 반복되는지 찾고, 제품 구조와 소재, 디자인을 다시 설계했다. 기능성 제품을 드러내고 싶은 오브제로 바꾸겠다는 발상이 성과로 이어졌고, 이 같은 접근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응을 얻으며 홈데코와 사무용품 등 다른 생활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아직 K-푸드는 하나의 유행이나 특정 음식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고추장을 포함한 한식 소스를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에 자연스럽게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자 합니다. 단순히 한국적인 맛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제안하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식 소스가 글로벌 식탁 위의 일상적인 선택지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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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에프앤비는 K-푸드의 확장 가능성을 다른 방식으로 풀었다. 김태원 몰리에프앤비 대표는 K-뷰티와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는 동안, 정작 한식의 대표 소스인 고추장은 아직 글로벌 식탁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이 되지 못했다고 봤다. 문제는 맛 자체보다 사용 방식에 있다는 분석이다. 좋은 소스라도 소비자가 “이걸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 멈추면 반복 구매로 이어지기 어렵다.
몰리에프앤비는 그래서 ‘사용성 기반 K-소스’ 전략을 택했다. 전통 한식 소스를 그대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식문화와 조리 습관에 맞춰 어떤 음식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설계하는 방식이다. 레시피와 콘텐츠, 브랜드 스토리, 판매 채널을 함께 엮어 소스를 하나의 경험으로 제안하려는 접근이다. 여기에 자체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제품 개발 주기를 줄이고, OEM과 브랜드 사업을 병행하며 사업 구조의 안정성도 확보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높은 기술 장벽에 선 팀… 카이뮨이 보여준 바이오 딥테크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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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T세포 결합 이중항체는 강력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작용 때문에 사용이 제한돼 왔습니다. 저희는 사이토카인 방출을 없애면서도 동일한 수준의 항암 효능을 유지하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질환으로 확장 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면역치료의 기준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카이뮨은 이번 데모데이 전체 흐름 속에서도 확실히 다른 결을 가진 팀이었다. 다른 팀들이 시장 구조나 생활 경험, 업무 흐름을 재설계하는 데 집중했다면, 카이뮨은 기존 치료제가 넘지 못했던 기술적 한계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오재학 카이뮨 대표가 짚은 문제는 분명했다. 현재 면역 항암 치료의 핵심 축 중 하나인 T세포 결합 이중항체는 강력한 항암 효능을 보여왔지만, 동시에 큰 부작용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바로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인한 사이토카인 폭풍이다. 이 부작용은 조직 손상과 중증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어 투여 용량을 제한하고, 그 결과 치료 효과 역시 충분히 끌어올리기 어렵게 만든다. 치료 전에 중환자실까지 준비해야 할 정도로 안전성 관리가 까다로워지면 비용은 늘고 치료 시점은 늦어지며, 실제 치료 가능한 환자 수도 제한된다. 기술의 잠재력에 비해 시장 적용 범위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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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뮨은 이 문제를 ‘사이토카인 제로’에 가까운 접근으로 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기존 물질과 비교했을 때 암세포를 죽이는 효능은 유사하게 유지하면서, 사이토카인 분비는 현저히 줄이거나 사실상 없애는 수준의 데이터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부작용을 줄였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안전성이 확보되면 더 높은 용량을 투여할 수 있고, 다른 항암 치료제와의 병용 가능성도 넓어진다. 결과적으로 효능과 적용 범위를 함께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딜레마, 즉 강한 효능과 심한 부작용 사이의 균형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시장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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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뮨이 강조한 또 하나의 축은 플랫폼 확장성이다. 특정 항암제 하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항체 구조의 한쪽을 바꿔 여러 타깃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는 단일 후보물질이 아니라 다수의 자산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가능성과도 맞닿아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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