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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CSM 경쟁…금융당국, '숫자의 질' 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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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한화생명·KB라이프, 건강보험·보장성 앞세워 미래이익 경쟁
금감원,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계리가정 보고서 도입…보험부채 평가 강화
메트로신문사

보험사들이 건강보험과 보장성 상품을 앞세워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새 회계제도(IFRS17) 체제에서 CSM은 보험사가 보유 계약을 통해 앞으로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뜻하는 핵심 지표다. 금융당국이 손해율·사업비 등 핵심 계리가정 점검에 나서면서 올해 보험업계의 승부는 CSM의 '양'보다 '질'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생보사 실적을 보면 건강보험과 보장성 상품을 앞세워 신계약 CSM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손익의 기초체력을 방어하는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삼성생명이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신계약 CSM은 3조595억원이었고, 이 가운데 건강보험 비중은 75%로 전년보다 17%포인트(p) 높아졌다. 건강보험이 더는 보조 상품이 아니라 CSM 확대의 핵심 전장으로 올라섰다는 의미다. 대형 생보사가 건강보험 중심으로 미래이익 재고를 쌓는 전략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셈이다.

삼성생명은 "고수익 건강상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신계약 CSM 3조595억원을 달성했다"며 "순수건강 중심 상품 경쟁력 제고를 통한 건강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도 같은 흐름에 올라타 있다. KB라이프의 지난해 말 CSM은 3조2638억원으로 전년보다 8.4% 증가했다. KB라이프는 건강보험 시장 진출과 CSM이 높은 건강보험 상품 판매를 주요 배경으로 설명했다.

반면 신계약 CSM은 5047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건강보험 중심 전략이 CSM 잔액 확대에는 기여했지만 신규 유입의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한 모습도 함께 나타났다.

한화생명 역시 건강보험과 보장성보험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신계약 CSM은 2조663억원으로 3년 연속 2조원을 넘겼고, 보장성보험 CSM 비중은 96%에 달했다. 건강보험 CSM은 1조249억원, 건강보험 수익성 배율은 15.9배로 개선됐다.

다만 신계약 확대에도 불구하고 보유 CSM은 할인율 강화와 교육세 인상, 계리가정 조정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신계약을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 못지않게, 그 숫자가 회계·계리 변수 변화에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가 중요해진 셈이다.

문제는 금융당국도 바로 이 지점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보험부채 평가와 관련한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며 경험통계가 충분하지 않은 신규담보에는 보다 보수적인 손해율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1일 보험부문 업무설명회에서 핵심 계리가정인 손해율·사업비 가이드라인 마련, 계리가정 보고서 도입, 계리감리 강화 등을 예고했다. 보험사가 CSM을 쌓는 방식 자체보다, 그 숫자의 출발점이 되는 가정이 얼마나 객관적이고 비교 가능하며 보수적인지를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그동안은 누가 더 많은 건강보험을 팔아 신계약 CSM을 쌓느냐가 전면에 섰다면, 앞으로는 그 CSM이 얼마나 검증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숫자인지가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건강보험 판매 드라이브가 이어지더라도 손해율·사업비 가정을 공격적으로 잡는 방식의 외형 경쟁은 점차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유계약 CSM은 시점마다 가정을 다시 반영해 계산하는 구조여서 단순 증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결국 CSM은 얼마나 많이 쌓았느냐보다 그 숫자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느냐를 함께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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