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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살해 후 쓰레기 봉투 담아 소각…‘1년 간’ 딸도 속았다[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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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살해·시신 소각한 환경미화원 이 씨
치밀한 살해 은폐…숨진 A씨로 위장하기도
대법 무기징역 확정…“범행 뉘우치는 모습 없어”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2018년 3월 19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환경미화원 이 씨(당시 50세)를 긴급체포됐다. 동료 환경미화원인 A씨(당시 58세)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이 씨가 범행을 철저하게 은폐하며 살아오다 일 년여 만에 덜미를 잡힌 것이다.

혐의는 살인과 사체유기였다. 이 씨는 직업 특성을 이용해 사체를 쓰레기로 위장해 수거한 뒤 소각했고, 살해한 동료를 사칭해 휴직계를 내고 가족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보내는 등 완전범죄를 꿈꿨다.

하지만 A씨의 명의로 대출 등을 받아 흥청망청 쓴 유흥비가 부메랑으로 돌아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데일리

현장검증하는 동료 살해 환경미화원. (사진=연합뉴스)


2003년 무렵부터 15년가량 이어온 이들의 우정은 살인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인 이 씨와 동료 A씨는 나름 절친한 친구였다.

같은 직장을 다닌다는 것 외에 대인관계가 폭넓지 않고, 이혼 뒤 혼자 살고 있으며, 술을 좋아한다는 등 공통점이 많았다.

2017년 4월 4일 저녁 전주시 완산구 이 씨의 원룸에서 벌인 술판도 둘 만의 흔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이 씨는 A씨와 주먹다짐을 벌였고 급기야 목을 졸라 A씨를 살해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 씨는 “가발을 잡아당기며 욕설을 해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 씨는 A씨의 시신을 자신의 원룸에 두고 있다 다음날인 5일 오후 6시쯤 50ℓ 들이 검정 비닐봉투 15장을 샀다.

상반신과 하반신에 각각 비닐봉투를 씌운 뒤 이불로 감싸고 비닐봉투를 덧씌워 쓰레기로 위장했고, 자신의 청소차량 노선에 있는 생활쓰레기 배출장소에 가져다놨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튿날인 6일 오전 6시 10분께 청소차량 운전자인 이 씨는 동료들을 거들어 A씨의 사체를 감싼 쓰레기봉투를 차량에 실었다. 사체는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전주시내 한 소각장으로 옮겨졌고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사건이 있기 전 이 씨는 A씨에게 8700여만 원을 빌린 상태였다. A씨를 살해한 뒤에도 이 씨는 A씨의 신분증과 신용카드,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대출과 신용카드 결제 등 5700여만 원을 썼다.

숨진 A씨는 이혼 뒤 혼자 살아왔고 가족과 왕래도 거의 없었다. 사망 8개월만인 2017년 12월 29일 A씨의 아버지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다. 이때까지 아무도 A씨가 숨진 사실을 몰랐던 건 외톨이였던 탓도 있지만 이 씨의 치밀한 은폐 노력 때문이기도 했다.

범행 40여일 뒤인 2017년 5월 16일 이 씨는 A씨를 사칭해 완산구청에 휴직계를 냈다. 경기도의 한 병원장의 직인을 위조한 뒤 허리디스크 등에 대한 날조한 진단서를 팩스로 직장에 보냈고, A씨인 것처럼 위장해 전화로 휴직을 신청했다.

생전에 A씨는 딸과 간혹 연락하며 정기적으로 용돈을 보냈다. 이 씨는 A씨의 딸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정기적으로 50~60만 원을 계좌로 송금했다.

누군가 A씨 휴대전화로 연락해 오면 A씨인 것처럼 연기를 벌였다. 1년 가까이 벌인 위장극은 성공적이었지만 유흥비가 발목을 잡았다.

2018년 3월 5일 A씨의 딸은 A씨 앞으로 날아든 채무독촉장과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봤다. 유흥주점에서 한 번에 200만 원을 결재하는 등 평소 A씨의 씀씀이와는 다른 내용이 많아 경찰에 알렸다.

이튿날 경찰은 이 씨를 참고인 조사했고, 귀가 뒤 이 씨는 도주하면서 스스로 범인임을 밝혔다.

A씨 행세를 하며 1억 6000만원이 넘는 돈을 강취한 이 씨는 경찰에 붙잡인 후 금품을 노린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 모두 금품을 노린 강도살인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씨를 강도살인과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씨는 법정에서도 “피해자와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죽였을 뿐이지, 금품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강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이 씨 주장을 일축했다.

1심은 “범행이 용의주도하고 대담했으며 피해자의 귀중한 생명을 빼앗은 범행을 뉘우치거나 후회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며 “피해자는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고 유족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씨는 불복해 상소했지만 대법원은 2019년 4월 형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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