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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ATM서 뭉칫돈 버리고 줄행랑… 가방 속 ‘체크카드 84장’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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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2명 긴급 체포
세계일보

18일 서울 강남경찰서가 타인 명의 카드로 현금 1억여 원을 인출한 혐의로 검거한 용의자들로부터 압수한 가방의 모습. 가방 안에는 5만 원권 뭉칫돈과 범행에 사용된 체크카드들이 가득 담겨 있다. 강남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 도심 한복판에서 타인 명의의 카드로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던 일당이 시민의 신고와 경찰의 추격 끝에 덜미를 잡혔다.

◆ ATM 위에 남겨진 만 원권 100장, 긴박했던 검거 순간

1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경 강남구 논현동의 한 은행에서 “수상한 남성이 ATM에서 현금을 마구 뽑고 있다”는 시민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즉각 출동했으나, 기척을 느낀 용의자들은 이미 현장을 떠난 뒤였다.

이들은 얼마나 급하게 자리를 피했는지 ATM 기기 위에 미처 챙기지 못한 1만 원권 현금 100여 장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현장에 흩어진 돈뭉치는 이들의 행적이 평범한 금융 거래가 아님을 암시하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 가방 속에서 쏟아진 ‘타인 명의 카드 84장’

경찰의 대응은 빨랐다. 구청 관제센터와 공조해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인근 지역을 샅샅이 수색했다. 결국 신고 접수 30여 분 만인 오후 4시 56분, 범행 현장에서 불과 100m 떨어진 거리에서 30대 남성 2명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체포 당시 이들이 메고 있던 가방 안에서는 충격적인 물증이 쏟아졌다. 5만 원권으로 가득 찬 현금 약 1억 1000만원과 함께, 타인 명의의 체크카드 84장이 발견된 것이다. 카드 1장당 수백만원에서 1000만원 단위의 범죄 수익금이 인출되고 있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

◆ ‘전달책’ 너머의 거대 범죄 조직 정조준

검거된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현금을 인출해 근처 사무실에 있는 지인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즉시 해당 사무실을 확인해 내부에 있던 추가 인원 2명을 임의동행했다.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들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배후에 있는 범죄 조직과의 연관성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수십 장의 카드가 동원된 점으로 보아 보이스피싱이나 불법 도박 사이트의 자금 세탁용 ‘인출책’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 금융 소비자 주의보: 내 카드가 범죄의 도구가 된다면?

이번 사건은 타인 명의의 카드가 어떻게 범죄 자금의 통로가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금융 전문가들은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본인의 카드를 빌려주거나 양도하는 행위 자체가 엄연한 불법임을 강조한다. 단순 가담자라 하더라도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찰은 결정적인 제보를 한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고, 신속한 수색을 도운 구청 관제센터 직원에게도 포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민의 예리한 눈미미와 공권력의 빠른 대처가 대규모 금융 범죄의 확산을 막아낸 셈이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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