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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은미의 리걸태그] 엇갈린 장성들 진술…박안수·여인형·이진우·곽종근·문상호, 왜 다른 말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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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계엄· 다른 역할…'내란 목적' 두고 갈린 방어 전략
지휘라인 vs 실행라인…형사책임 구조가 만든 진술 분화
아주경제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GPT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군 수뇌부 장성들의 법정 진술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반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했다.

같은 사건, 같은 밤을 겪은 이들이 왜 서로 다른 말을 하는 걸까. 단순한 기억 차이나 입장 차이로 보기 어렵다. 이들의 진술 분화는 '내란죄'의 구조, 각자가 서 있는 지휘 위치에서 비롯된 법적 선택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령은 내려왔다…확인된 계엄의 밤
검찰 공소장과 윤 전 대통령 판결문, 관련 증언을 종합하면 계엄 당일 밤 상황은 비교적 명확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군과 경찰 수뇌부에 잇달아 전화를 걸어 주요 인사 체포, 국회 봉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등을 지시했다.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각 군 지휘부로 명령이 전달됐고, 수방사·특전사·방첩사·정보사 병력이 실제로 움직였다.

특전사 병력은 헬기를 타고 국회에 진입했고, 수방사는 국회 봉쇄를 시도했다. 방첩사는 정치인 체포조를 구성했고, 정보사는 선관위 청사에 진입해 전산실 점거를 시도했다.

이처럼 '지시→전달→실행'으로 이어지는 구조 자체는 대체로 확인된 사실관계다.
현장은 달랐다…균열이 발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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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GPT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현장에서는 명령이 그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체포조 일부는 시간을 끌거나 임무 수행을 주저했고, 방첩사 내부에서도 선관위 출동의 적법성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다. 일부 장교들은 "정당하지 못한 임무"라고 판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국회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군 병력에 맞섰고, 결국 국회의원 190명이 본회의장에 모여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했다.

즉, 이번 계엄은 완결된 군사작전이 아니라 지휘는 내려왔지만, 실행 단계에서 균열이 발생한 '중단된 작전'에 가까웠다.
갈라진 진술…핵심은 '내란 목적'
시간이 흘러 법정에서 드러난 장성들의 진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여인형과 이진우는 기초적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안수와 문상호 역시 "지시를 따랐을 뿐 국헌 문란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반면 곽종근은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며 책임을 인정하고 부하들에 대한 선처를 요청했다.

이 차이는 내란죄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내란죄는 단순히 행위를 했는지가 아니라 '국헌 문란 목적'이 있었는지가 성립의 핵심이다.

결국 네 명은 범죄 성립 자체를 부정하는 전략을 택했고, 곽종근은 행위를 인정하되 양형을 고려한 방어를 선택한 셈이다.
"체포 아닌 인계"…의미를 둘러싼 공방
여인형의 주장과 판결문 판단은 이 차이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여인형 측은 정치인 체포 지시가 아니라 "신병 인계"였다고 주장했지만, 판결문은 체포조 편성과 임무 내용 등을 근거로 이를 사실상 체포와 관련된 행위로 봤다.

선관위 서버 확보 지시 역시 부인했지만, 재판에서는 서버 복사 또는 반출을 전제로 한 작전이었다는 점이 인정됐다.

행위 자체보다 그 행위의 법적 의미를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쟁점이 된 것이다.
"폭동 아니었다"…문상호의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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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GPT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문상호 역시 비슷한 전략을 취했다.

그는 정보사 병력의 선관위 투입이 '폭동'에 해당하지 않고, 자신에게 국헌 문란 목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판결문은 총기를 휴대한 병력이 심야에 청사에 진입한 것 자체를 폭행·협박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내란죄에서 목적은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인정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상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시 안 했다"…이진우의 선 긋기
이진우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결문은 윤 전 대통령의 지시와 이후 하달 과정을 근거로 실제로 국회의원들을 본회의장에서 끌어내라는 취지의 지시가 전달됐다고 봤다.

이진우의 방어는 지시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방식이지만, 재판에서는 지시의 전달 구조 전체가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곽종근의 선택…'책임 인정' 이유
이 가운데 곽종근의 입장은 유독 다르다.

그는 대통령으로부터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고, 이를 거부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했다.

이는 실행 라인에 있었던 지휘관의 선택으로 볼 수 있다. 행위를 부정하기 어려운 위치에서 책임 범위를 인정하고 양형을 고려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지휘라인 vs 실행라인…달라진 법적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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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GPT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로 제작한 가상 이미지입니다.]



이 사건은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띤다.

상층부에서 내려온 지시가 중간 지휘부를 거쳐 하위 부대로 전달되고, 최종적으로 현장에서 실행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박안수·여인형·이진우·문상호는 지휘 라인에, 곽종근은 실행 라인에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지휘 라인은 공동정범 또는 중요임무 종사 책임이 문제 되고, 실행 라인은 구체적 행위 책임이 중심이 된다.

이 차이가 곧 진술 전략의 차이로 이어졌다.
'명령과 책임' 사이…군 조직의 딜레마
군 조직의 특성도 영향을 미쳤다.

상명하복 원칙에 따라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논리와 위법한 명령은 거부해야 한다는 형사 책임 원칙이 충돌하는 지점이다.

실제로 일부 장교들은 명령의 적법성을 고민하거나 실행을 지연하는 선택을 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형사 사건을 넘어 군 조직의 명령 체계와 법적 책임이 어디까지 인정되는지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결국 남은 쟁점은 하나
이 재판의 핵심은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누가 '국헌 문란 목적'을 인식했는가, 그리고 그 책임이 어디까지 올라가는가다.

계엄의 밤, 동일한 명령 체계 안에 있었던 이들이 서로 다른 말을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같은 사실을 두고도 누구는 '지시 이행'이라 하고, 누구는 '내란 행위'로 본다.

그 경계선이 어디에 그어질지는,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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