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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융당국 “코인은 증권 아닌 디지털 상품”…10년 논쟁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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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17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03.17. 뉴시스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디지털 상품’으로 규정했다. ‘비트코인이 증권이냐 상품이냐’를 두고 10년 넘게 이어져 온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가상자산이 규제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만큼 코인 생태계가 더욱 커지고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7일(현지 시간) 공개한 ‘가상자산과 관련된 연방증권법 법령해석 지침안’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XRP), 솔라나 등 16개 가상자산에 대해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하면서 증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10년이 넘는 불확실성 끝에 이번 해석 지침이 SEC의 입장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명확하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조치는 기업가와 투자자들을 위한 중요한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EC의 이번 해석은 가상자산의 성격을 분명하게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동안 미 연방법원조차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지를 놓고 엇갈리거나 불명확한 판단을 내려왔다. 이번 결정으로 앞으로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및 공시 의무가 대폭 줄어들게 됐다. ‘증권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가상자산 업계 발목을 잡았던 각종 법적 리스크도 줄어들게 됐다. 특히 비트코인에 국한됐던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 논의가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으로 확대돼 다양한 가상자산들이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SEC의 친(親) 가상정책 기조에 시장이 당장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 18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0.12% 하락한 1억974만 원 사이에서 횡보하고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던 증권성 논란이 해소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기관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연기금, 국부펀드, 공제회, 보험사 등 뭉칫돈을 운용하는 기관들이 보유 자산에 가상자산을 편입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블랙록, 뱅가드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내놨던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도 보다 다양하게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심지훈 디지털경제 협의회장은 “SEC가 가상자산을 디지털 상품이라 정의하면서 증권성 논란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며 “ETF 상품 확대, 그로 인한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 확대 등으로 인해 가상자산 투자자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미국 정부가 가상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에서 장기 표류 중인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철우 성균관대 경영대 교수는 “규제로 인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됐고,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의 투자자 이탈도 가속화된 상태”라며 “가상자산법 2단계를 조속히 도입해야 세계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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