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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소시효 넘긴 특사경 사건 수두룩···“지휘권 폐지시 위법·부실수사 심각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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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관련 당대표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소청법안과 중수청법안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 정부가 지난 17일 합의한 ‘공소청법·중대범죄수사청법(중수청법)’ 최종안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 폐지를 포함시키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식품·환경·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의 수사권을 가진 행정공무원인 특사경이 검사의 지휘·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할 경우 현재도 적지 않은 사건 방치나 부실 수사 가능성이 늘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18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쓴 글에서 “수사전문가라 할 수 있는 경찰관들도 속수무책일 경우가 많은 복잡한 수사절차를, 형사소송법이나 수사실무를 접해본 적도 없고 1~2년에 한 번씩 자리를 옮기는 공무원들이 ‘독자적으로’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라며 “구청에서 수백건씩 공소시효를 넘기고 방치해도 이제는 아무도 모르게 생겼다”고 우려했다. 공 검사는 검사 생활을 하며 만난 특사경 실무자들의 99%가 수사능력과 관련한 어려움을 호소했다면서 “이제 검사 지휘도 없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해야 하는데, 법왜곡죄로 고소·고발까지 받게 돼 특사경 일선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향신문 취재결과 실제 공 검사의 말대로 특사경이 맡은 사건의 공소시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는 다수였다. 대구지검 의성지청이 2023년 3월 경북 의성·청송·군위군청 소속 특사경 담당 사건을 전수 점검한 결과, 교통 특사경이 담당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사건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례가 286건 확인됐다. 이는 당시 이 지역들의 교통 특사경이 수사 중이던 전체 사건의 32.3%다. 특사경들은 잦은 업무이동과 그에 따른 부실한 업무 인수인계, 일반 행정업무 겸임에 따른 업무 부담, 특사경 인원 부족과 수사 경험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고 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특사경의 약 48%가 경력 1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2월 서울 서대문구청이 자동차관리법 위반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일에야 ‘혐의없음’ 의견으로 송치해 서울서부지검이 당일 불기소 처분하는 일도 있었다.

법조계에선 아무런 대안 없이 검사의 특사경 수사지휘권을 없애면 위법·부실수사 문제가 심각해질 거라고 우려한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인 정지웅 변호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입법위원장)는 이날 SNS에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을 몽땅 지우면서 그 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에 대해 사실상 아무 대책이 없다”며 “위법수사, 부실수사, 선별수사에 대한 안전장치를 통째로 비워둔 채 검찰 수사 배제만 외치는 건 개혁이 아니라 위험한 정치적 실험”이라고 썼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지자체장, 장관이 특사경을 사실상 자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열려 있다는 점”이라며 “검찰의 정치수사를 막겠다는 명분으로 출발했지만 특사경이 새로운 ‘관치 수사’ 도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추진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도 SNS에 “여당 일부 의원들이 주장하는 검찰개혁론은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박탈한다는 단 하나의 목표만 달성한다면 경찰 등의 검찰화, 수사권 오남용의 전이 또한 어쩔 수 없다는 것”이라며 “돈과 권력에서 가장 먼 자리에 있는 자들에게 그 피해는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 출석한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특사경은 행정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으로, 사법 절차에 있어선 전문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며 “검사가 인권침해적 요소를 방지하고 효율적인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특사경에 대해 협조·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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