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에서 전날 화재사고가 발생, 경찰과 소방당국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고로 외국인 8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2026.3.15 뉴스1 |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의 한 캡슐호텔에서 불이 나 10명이 부상을 입고 그중 1명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해당 호텔이 이미 지난해 ‘비상구 미비’로 신고돼 소방 점검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중부소방서는 지난해 7월 4일 이 호텔에 대한 ‘소방시설 등 불법행위 신고’를 접수했다. 비상구 앞에 물건이 쌓여 있어 화재 등 사고가 났을 때 대피로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는 내용이었다. 소방시설법상 비상구 등 피난 시설에 물건을 쌓아두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당시 신고했던 김모 씨(33)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비상구 앞엔 슬리퍼가 쌓여 있고, 조명도 어두웠다. 복도 사물함도 정신없이 늘어서 있어서 대피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불이라도 나면 큰일 날 것 같아 신고를 했었다”고 설명했다.
신고 4일 뒤인 지난해 7월 8일 현장을 찾은 점검 요원 2명은 약 30분 만에 조사를 마쳤다. 중부소방서 측은 “당시 비상구 앞 물건이 치워진 상태였고, 남아있던 적치물도 이동 가능한 수준이라 판단해 법적 조치 없이 관리 안내만 하고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14일 오후 서울시 중구 소공로 81 소공빌딩 3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량의 연기가 나오고 있다. 소방은 현재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불길을 잡고 있으며, 경찰은 주위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2026.3.14 뉴스1 |
결국 8개월 만에 발생한 이번 화재에서 캡슐호텔의 구조적 취약점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좁은 수면 공간이 복층으로 밀집된 구조 탓에 유사시 대피가 어려웠고, 탈출 과정에서 건물 뒤편 실외 비상계단이 에어컨 실외기에 가로막혀 대피가 지연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반인이 봐도 비상시 탈출이 어려울 정도라면 캡슐호텔에 대한 안전 기준을 상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범수 의원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사소한 행위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캡슐호텔과 같이 화재에 취약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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