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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 지지한다”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첫 공론화…“사전 개입에 더 힘쓰자” 전문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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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만 14세보다 낮추는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효과 크지 않고, 오히려 사전 개입에 힘써야 한다”는 법학자와 판사, 청소년 연구자의 의견이 다수 나왔다. 반면 현직 경찰관과 경찰행정 전문가 등은 “사회적 규범효과가 있고 국민 법감정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며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성평등가족부는 18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촉법소년 제도 현황과 연령 논의의 주요 쟁점’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김혁 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발제문에서 “14세 소년이 과거에 비해 통찰능력이나 조종능력, 형벌에 대한 적응성이 향상됐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현재 범죄소년 중 기소된 비율이 8.8%이고 실제 실형 선고 비율은 2% 수준이라,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더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매우 적어 상징 입법에 머물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현행 소년법으로도 13세 소년을 최장 2년까지 구금이 가능해 소년 보호처분만으로도 상당 수준의 사회방위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현행 법령상 촉법소년 조사 절차가 모호해, 이를 명확히 규율하는 방향으로 법을 정비해 신속한 증거 확보를 도모하는 것이 효과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승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청소년의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를 국민 여론의 방향에 맞추어 결정하지 않도록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은 ”20년간 만난 소년범들은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로 가정의 보호를 충실히 받지 못한 아이들이었고 정서적으로 궁핍했다“며 ”가정과 학교는 충실히 보호자 역할을 해왔는지, 소년범 교정교육은 충실하게 했는지를 먼저 성찰해 봐야 한다“고 했다. 강소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소년을 더 강하게 처벌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조기 비행 단계에서 교정적개입과 규범적 억지력을 어떻게 함께 확보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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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사건 처리 현황. 성평등가족부 제공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근거로 제시된 범죄 통계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법무부는 촉법소년 범죄 접수가 매해 늘어난다고 하지만 이는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했다. 이지연 연구위원은 “촉법소년의 경우 접수된 사건 중 심리불개시 결정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에서 2024년 43%에 이르렀다”며 “(접수 사건이 늘어난 것은) 일상의 사법화 또는 학교의 사법화와 무관하지 않은 수치라고 추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으로 촉법소년 범죄 증가를 막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동건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는 무인점포 절도, SNS에서 발생하는 디지털 성범죄, 학교의 사법화 등이 촉법소년 범죄 증가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부장판사는 “촉법소년 사건은 신종 유형의 범행이 늘어나면서 전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주요한 원인은 무인화·자동화와 같은 사회 경제적인 변화, 교육환경 내의 제도적 변화에 따른 법적 분쟁의 증가,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보급 확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이 “법적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는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촉법소년 사건의 증가 현상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인다”고 했다.

반면 경찰관과 경찰행정 전문가 등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문덕주 경기 안산 상록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은 촉법소년 제도가 범죄의 면죄부로 악용되고 있다며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엄벌 선포의 차원이 아니라 잘못된 행위에 대해 국가가 엄중한 책임의 무게를 묻고 있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했다. 정의롬 부산외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징적 차원에서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만 13세로 하향해 시대적 요구와 국민의 법감정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처벌의 확대나 응보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전문 교정 시설의 확충 등 회복적 사법의 관점이 통합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성평등부 포럼은 이재명 대통령이 촉법소년 하향을 의제화한 뒤 정부 주최로 열린 첫 토론회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해 “압도적 다수가 (촉법소년 연령을) 최소한 한 살 낮춰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이 “아이의 실패는 사회의 실패”라며 사회적 공론화를 제안했고 이 대통령은 “국민 의견을 수렴해 두 달 뒤 결론을 내자”고 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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