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브렉시트 이어 폴렉시트?

댓글0
EU에서 무기 대금 빌리는 문제로
폴란드 ‘친 EU·반 EU 갈등’ 격화
대통령 중심 우파, 탈퇴까지 거론
조선일보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배경에 폴란드 국기와 함께 유럽연합기가 걸려있다./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에서 무기 구매 자금을 대출할 지 여부를 두고 폴란드 내 정치권 갈등이 격화했다. 폴란드가 EU에서 탈퇴하는 ‘폴렉시트(Polexit)’까지 언급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폴렉시트는 이제 실질적인 위협이 됐다”며 “두 개의 극우 연합과 민족주의 우파 법과정의당(PiS) 대다수가 이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며 “(EU 탈퇴는) 폴란드에 재앙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 같은 발언은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친(親)EU 내각이 만든 무기 대출 법안에 나브로츠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나왔다. 폴란드 정부는 EU에서 무기 구매 자금 437억유로(약 75조원)를 대출받기로 하고, 이를 집행하는 구체적 방안까지 법률로 만들었다.

그러나 나브로츠키 대통령을 비롯한 민족주의 우파 진영은 유럽산 무기 구매가 EU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원집정부제를 택하고 있는 폴란드에선 총리가 내각을 구성하고 정부를 운영하는 등 실질적 통치자 역할을 하지만,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통해 이를 견제할 수 있다.

현재 폴란드 정치권은 투스크 총리를 중심으로 한 ‘친EU’ 진영과 미국과의 동맹을 더 중시하는 ‘반(反)EU’ 진영으로 갈려있다. 친EU 진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폴란드 안보 역시 위협받는 상황에서, EU와의 협력은 필수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EU 진영은 거액의 대출을 받으면 EU가 지나치게 내정에 간섭해 국가 주권을 훼손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약화시킨다고 본다.

특히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를 침공한 독일이 현재 EU의 실질적 리더로 군림하는 것에 큰 반감을 갖고 있다. 이들은 폴란드가 대출받은 돈으로 참여하려는 EU의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역시 자국 방산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려는 독일 정부의 계략이라고 주장한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대출 대신 금을 사고팔아 무기를 구매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EU 대출 이자는 연 3.17%이지만, 금을 사고팔아 자금을 마련하면 이자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폴란드 내에선 최근 몇 년 새 우파 진영의 지지율이 급격히 올랐다. 폴리티코 유럽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폴란드의 EU 탈퇴 절차가 진행될 경우, 최소 10%에서 25%에 이르는 폴란드 국민이 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콘라드 시마니스키 전 유럽 담당 장관은 “폴란드 민족주의 우파가 ‘폴렉시트로 향하는 길’에 들어섰다”며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전의 정치적 흐름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지원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지금 봐야할 뉴스

  • 더팩트'언론사 단전·단수' 이상민 2심 오늘 시작…1심 징역 7년
  • 전자신문김동연 경기지사, 중동 여파 민생·에너지 지원 추경 긴급 검토
  • CBC뉴스근로장려금 반기지급 구조…신청과 대상, 2026년 6월 정산 핵심으로 작동
  • 서울경제10가구 중 4가구가 1인…서울시, 6316억 들여 통합 동행·자립·주거지원 강화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