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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특별법, 시장 확대-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기고/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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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범석 제주대 대학원 풍력공학부 교수

해상풍력의 성패는 정책 지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기반에 달려 있다. 3월 17일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시행을 앞두게 된 것은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해상풍력 사업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수용성 문제, 사업 불확실성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법 시행은 이러한 구조적 위험을 완화하고 보급 촉진을 위한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상풍력 특별법의 핵심은 정부 주도형 ‘계획입지 방식’ 도입이다. 기존에는 개별 사업자가 입지를 발굴하고 인허가 절차를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했기 때문에 사업 불확실성이 컸다. 그러나 정부가 사전에 입지를 발굴하고 환경성과 수용성 등을 검토한 뒤 사업자를 선정하게 되면 인허가 불확실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사업자의 인허가와 금융 조달 위험을 낮추고 자본 비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해상풍력은 아직 발전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안정적인 시장 형성과 대규모 보급이 이뤄진다면 비용 하락 속도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글로벌 해상풍력 발전원가는 규모의 경제와 공급망 확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하락해 현재 kWh당 약 100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는 충분한 시장이 형성될 경우, 산업 생태계 확장과 비용 하락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법 시행은 공급망 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와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유도해 발전원가 하락을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제 에너지 산업에서도 시장 규모의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유럽연합은 ‘산업가속화법안(IAA)’을 통해 역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시장을 기반으로 형성된 해상풍력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우리나라 역시 충분한 규모의 시장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와 생산을 유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법은 보급 촉진과 사업 위험 완화를 통해 이러한 구조 형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다.

해상풍력 산업 확대는 지역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대규모 단지가 조성되는 지역에는 설치·유지보수 항만과 제조 시설 등 다양한 산업 인프라 투자가 뒤따르게 된다. 이는 지역 고용 창출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이제 출발선에 서 있다. 제도가 실제 산업 성장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체계적인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특별법이 해상풍력 보급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 그리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범석 제주대 대학원 풍력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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