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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이어 중동 수입길 막혀...K-석화 지정학적 위기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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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동·기타 국가서 나프타 수급하다가
전쟁 위기에 수입량 급감 위기
대러 제재에 커머셜 탱크 수입도 난관
아주경제

[사진=아주경제DB]



이번 나프타 대란으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취약한 공급망이 고스란히 노출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전쟁으로 러시아에 이어 중동산 나프타 수입이 막히면서 석화 산업은 초토화 위기에 몰렸다. 해법은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을 재개하는 것이지만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 입장에서 대러 제재를 준수해야 하는 만큼 실제로 시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같은 이유로 커머셜 탱크(원산지 혼합) 나프타 수입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국내 석화 업체들은 러시아, 중동, 기타 국가 등 세 군데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나프타를 수급했다. 2010년대에는 현행 나프타 가격의 60% 수준인 낮은 공급가와 중국 등의 높은 석화 제품 수요에 힘입어 기업 별로 조 단위 영업이익을 내며 호황기를 누렸다.

하지만 2020년대에 들어 중국이 대규모 석화 단지를 잇달아 가동하면서 한국산 제품 수입을 중단하고,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핵심 공급망인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막히면서 석화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이에 러시아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중동산 나프타 수입을 늘린 게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한층 취약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일본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산 나프타를 대거 수입하며 석화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한국 기업들을 위협했다. 중국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도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는 배경에 러시아산 원유·나프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나프타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통합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구축한 반면 한국과 일본은 원자재와 전기료 상승, 내수 시장 축소, 통화 약세 등으로 복합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본·유럽연합 등 동맹국의 경제가 흔들리자 미국 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석유화학 제품 제재를 일시 중단했지만 실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선박에 실린 러시아산 원유와 석화 제품 거래를 다음 달 11일까지 허용했지만 중동산 원유와 석화 제품의 공백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석화 업계 관계자는 "대러 제재를 회피해 석화 제품을 수입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고 자칫 제재 위반으로 더 큰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 정부·기업이 전 세계 각국 항구에 잠들어 있는 커머셜 탱크 나프타 수입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커머셜 탱크 나프타에 러시아산 나프타가 섞여 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22년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막힌 후 일부 한국 석화 기업들은 튀니지가 보관 중인 커머셜 탱크 나프타 수입을 늘렸는데, 블룸버그 등 외신을 중심으로 해당 커머셜 탱크 나프타에 러시아산 나프타가 섞여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입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다른 석화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은 현재 원산지를 상대적으로 파악하기 쉬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커머셜 탱크 나프타를 수입하는 것으로 안다"며 "에틸렌 생산이 멈추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관련 물량 확보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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