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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시급” 국회까지 나섰지만...국방부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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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군의관·공보의 확충 및 제도 개선 정책 토론회’ 개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등 의료계, 복무기간 단축 요구
복지부도 현역병과의 형평성·지역의료 위해 단축 필요성 지지
국방부, 취지 공감하면서도 실효성·형평성 이유로 신중 기조
서울경제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급에 적신호가 커지면서 복무기간 단축 논란이 재점화됐다. 의료계는 물론 국회와 보건복지부도 공보의 부족 문제가 향후 수년간 지역 의료에 끼칠 영향을 우려하며 복무 기간 단축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그러나 수급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국방부는 군복무관, 군종장교 등 특수병과 단기복무 장교와의 형평성 문제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평행선을 달렸다.

박재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 회장은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군의관·공보의 확충 및 제도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 “군의관은 1962년, 공보의는 1979년 출범 후 50년간 복무기간이 단 한 차례도 단축되지 못했다”며 “중환자 입원 상태나 다름 없는 공보의 제도 개선 논의를 계속 미루면 결과는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2026년 신규 편입 의과 공보의는 98명으로, 올해 복무 만료 인원인 450명 대비 충원율이 22%에 그쳤다. 전체 의과 공보의 규모 역시 2017년 2116명에서 올해 593명으로 83%가량 급감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 확대와 맞물려 농어촌 지역의 일차의료 안전망이 크게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의대생들의 현역 입대 증가로 인해 오는 2031년까지 이러한 인력난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서·벽지 등 의료 공백이 심각한 지역에 공보의를 우선 배치하고, 보건지소 기능 개편 및 보건진료전담공무원 배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군의관 및 공보의 복무기간의 현실화 없이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은 “복무 기간 단축이 가장 현실적인 제도 개선 방안”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한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는 전국 의대생 2469명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급여 인상 등 보조 수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7.9%는 군의관 및 공보의를 기피하는 이유로 ‘긴 복무기간’을 꼽았다. 공보의는 3주간의 군사훈련을 제외하고도 36개월을 복무해야 한다. 군사 훈련기간을 포함하면 사실상 37개월을 복무해야 해, 육군 현역병 복무 기간(18개월)의 두 배가 훌쩍 넘는다. 이 이사는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할 경우 공보의·군의관 지원 희망률이 각각 94.7%, 92.2%로 급증했다”며 “현재 의무복무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기초군사교육소집 기간도 복무기간에 포함해 실질적인 복무 불이익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도 “충남 청양군의 경우 보건의료원에서 7명이 전역한 뒤 충원이 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이 진행 중”이라며 “군의관·공보의 인력 이탈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지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정부부처도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임은정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복무기간 단축은 현역병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지역의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보의의 지역 근무 경험이 경력과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처우·보상과 함께 직무 교육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정갈등 과정에서 공보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예견했으나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이 여파가 2031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는 입법과 함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의 역할을 강화해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국방부는 복무기간 단축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군 인력 체계 전반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우호석 국방부 보건정책과장은 “복무 기간 단축 논의는 오래된 주제이며 필요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다만 복무 기간을 줄이면 동일한 규모의 군 의료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해야 한다”고 난색을 표했다. 신규 군의관이 650명, 공보의 250명, 병역판정검사 전담의사가 50명 정도임을 감안할 때 1년에 최소 1000명이 필요한데, 복무기간을 1년 줄이면 최소 450~500명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의대생 한 학번의 정원이 3000명 남짓임을 감안할 때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지원율 증가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걸림돌이다. 우 과장은 “학군 장교, 학사 장교, 법무 장교, 수의 장교 등 다른 특수 병과 장교들도 복무 기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다”며 “군 내부에서도 군의관 처우 개선, 단기 복무 장려금 확대, 민간 계약직 의사 채용 확대 등 군의관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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