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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회담 ‘이란 전쟁’에 유탄… 트럼프 “한 달 정도 연기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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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이 16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협상한 직후 기자들에게 말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중국 방문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는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을) 방문하고 싶지만 전쟁 때문에 미국에 있어야 한다”면서 “(중국 측에) 한 달 정도 (회담) 연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당초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계획이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장기전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관세 전쟁과 공급망 혼란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던 미·중 정상회담까지 미뤄질 경우 세계 경제와 안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번 연기 요청을 두고 미국이 중국에 호르무즈해협 안정 협조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는 호르무즈해협 통과 선박 호위 작전에 동맹인 한국·일본뿐 아니라 패권 경쟁국인 중국까지 동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다만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16일 CNBC 인터뷰에서 “이런 시점에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는 것이 최선은 아닐 수 있다”며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협조 요구 때문에 정상회담이 연기된다는 관측은 틀린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중국에서는 트럼프식 압박이 쉽게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홍콩 싱타오일보는 17일 ‘트럼프의 협박은 쉽게 통하지 않고, 중·미 정상회담 연기는 중국에 나쁠 것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트럼프가 중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압박했지만, 중국 지도부는 이런 방식에 익숙해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이번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일정을 연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중국이 트럼프의 방중 연기 요청을 내심 반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자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고, 이란은 중국이 창립을 주도한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의 일원이다. 싱타오일보는 “미·이란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중국이 ‘광인(狂人)’을 대대적으로 환영할 경우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측이 먼저 회담 연기를 원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중미연구소(ICAS) 수라브 굽타 선임연구원은 “파리 고위급 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정상회담 연기를 요청한 정황이 상당히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파리 협상 첫날 직후인 16일 오전, 중국 상무부는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현재 중·미가 파리에서 새로운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중국은 이미 미국 측에 불만을 제기했고,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즉시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단을 받은 상호관세를 대신하여 추진하는 수퍼 301조 조사에 대해 중국이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파리 협상의 중국 측 대표인 허리펑 부총리는 회담 직후 301조 조사를 거론하며 “중국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단호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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