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금융권은 수십억, 거래소는 300억…AML 제재 격차 논란

댓글0
전자신문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 거래소에 300억원대 과태료가 잇따라 부과되면서 금융권 제재 수준과 차이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자금세탁방지(AML) 의무와 내부통제 규제는 금융회사 수준으로 강화됐지만, 제도적 지위와 사업 기회는 제한된 채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6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대해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원을 부과했다. 특정금융정보법상 고객확인의무(KYC), 거래제한, 자료보존 의무 등 약 665만건 위반이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도 유사 사안으로 352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국내 금융권에서 AML 위반에 따른 제재는 존재하지만 규모는 제한적이다. 우리은행이 2020년 고액현금거래 미보고 등으로 16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례가 있지만, 대부분 금융사 제재는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수준에 그친다. 하나은행은 올 초 절차 위반으로 3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토스 역시 과거 개인정보·내부통제 위반으로 약 60억원 수준의 제재에 머물렀다.

소비자 피해 사건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수천명의 투자자 피해와 1조원대 손실을 낳은 라임펀드 사태에서 우리은행에 부과된 과태료는 72억원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에 부과된 300억원대 과태료는 국내 금융권 기준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제재 성격 차이가 있다. 은행권 사례가 소비자 보호나 내부통제 위반과 관련된 경우가 많은 반면, 거래소 제재는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AML 규제는 건별 위반 건수가 누적되는 구조여서 거래량이 많은 사업자일수록 제재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빗썸의 경우 600만건이 넘는 위반이 적발되면서 과태료 규모가 커졌다.

문제는 규제 강도가 빠르게 높아지는 반면 제도적 기반은 여전히 미비하다는 점이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는 법적으로 금융회사로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금융회사에 준하는 AML 규제를 적용받는 '중간 지위'에 놓여 있다.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과 인력 확충 등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사업 영역 확대나 제도적 지원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향후 과세 시행도 부담 요인이다. 정부는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를 2027년으로 유예했지만, 시행 시 거래소는 과세 인프라 구축과 이용자 신고 지원 등 추가적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두나무는 FIU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과 과도한 과태료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쟁점은 일정 금액(100만원) 이하 가상자산 이전 거래에 대한 AML 적용 범위다. 금융당국은 기준 이하 거래에도 관리 책임이 있다고 보는 반면, 업계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AML 기준은 계속 강화되는데 적용 범위와 해석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사후적으로 책임이 확대되는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자신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연합뉴스텔레픽스, AI 큐브위성 영상 유럽 첫 수출
  • 세계일보KT&G, 신입사원 공개채용…오는 20일까지 모집
  • 헤럴드경제한유원 ‘동반성장몰’ 수해 재난지역 지원 특별 기획전
  • 파이낸셜뉴스부산 스포원 체력인증센터, 8~9월 평일 아침 확대 운영
  • 전자신문정관장 '기다림', '진짜 침향' 캠페인 나선다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