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여부를 두고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는 과정에서 요청이라고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으로부터 파병과 관련한 공식적, 비공식적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이렇게 말했다. 미국이 요청했다고 볼 수도, 그렇게 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조 장관은 김 의원이 명확한 답변을 재차 요구하자 “현재는 답변하기가 곤란하다”라고 했다.
조 장관은 윤후덕 민주당 의원이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것은 파병 요청이 왔다는 거 아니냐’고 묻자 “요청이 있었다는 말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파병 요청이 있었다, 없었다를 공개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라며 “가장 최근에 한·미 간에 전반적인 내용에 관한 협의는 전날 저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간의 전화 통화였다”라고 했다.
앞서 루비오 장관은 전날 조현 장관과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고 글로벌 경제와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국가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이날 ‘정식 파병 요청은 외교 채널을 통해 문서로 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홍기원 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공식 문서는 없는 거로 보면 되나’라는 질의에는 “문서가 없다고 해서 그게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라고 했다.
조 장관의 이날 발언을 종합하면, 미국이 공식적이고 구체적인 파병을 요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루비오 장관이 조 장관에게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안전 등을 위한 협력’을 언급한 점을 파병 요청으로 볼 여지도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조 장관은 “언론에 보도되는 바와 같이 조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이슈와 관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SNS라든지 이런 것들에 주목하면서 한·미 간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다음주쯤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의에 초청을 받았다며, 이를 계기로 루비오 장관을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대외적으로 약간의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대내적으로는 오직 국익과 우리 국민의 생명 등을 염두에 두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절차를 거쳐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파병은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우리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주하면 전쟁에 참여하는 행위라서 국회의 비준 동의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강 민주당 의원은 “동맹의 가치도 소중하지만, 사전 교감도 없는 타국의 무력 충돌에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익을 해상 방패막이로 내줄 수는 없다”라며 “섣부른 판단으로 뻔히 예상되는 국가적 낭패가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도 “(미국의 이란 공격은) 국제법, 유엔헌장 위반”이라며 “그래서 파병은 불법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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