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사립대보다 3만 달러 저렴
영국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학창 시절 공부하며 사랑을 키웠던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의 명문 학교 세인트앤드루스대학에 미국인 학생이 늘어나며 전체 학생의 20%를 넘어섰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5년만 하더라도 이 학교의 미국인 학생 비율은 14% 수준이었지만 4년 후인 2019년에는 18%까지 치솟았다. 이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2021년 16%까지 내려갔지만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이후 다시 올라가 작년 기준 19.49%를 기록했다. 작년 기준 이 학교의 미국인 학생은 2200명으로 영국 고등교육통계청 기준 1위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학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고풍스러운 캠퍼스에 학구적인 분위기가 꼽힌다. 영국 톱 5위 이내 학교로 꼽히며, 영국의 주류인 3년제 학부 과정과 달리 4년제 학위 과정이 많다. 또한 윌리엄 왕세자와 케이트 왕세자빈이 다녔다는 점 역시 영국 왕실 팬들에게 어필이 되는 대목이다.
또한 교외 활동 등 입시 제도가 복잡한 미국 대학과 달리 학업 성취도 위주로 입시가 단순하고, 아이비리그 등 미 주요 사립대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도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 학교의 학부 1년 학비는 4만730달러(약 6080만원)로, 기숙사비와 식비 등 생활비를 합하면 연간 6만6705달러(약 1억원)가 든다. 미국 USC가 학부과정 학비만 7만3260달러(약 1억930만원)고, NYU나 조지타운 등도 7만 달러(약 1억500만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 주요 사립대 학비만으로 생활비까지 커버가 되는 셈이다. 이들 미국 사립대는 생활비를 감안하면 1년에 10만 달러(약 1억5000만원) 정도 드는데, 영국 유학으로 미국 학생들은 3만 달러 넘게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미국인 학생이 많은 것과 관련해 이 학교의 미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입장이 엇갈린다. 뉴욕 맨해튼 출신 학생 홀리 고반은 해외 유학을 꿈꾸며 스코틀랜드로 떠났지만 정작 같은 맨해튼 출신 룸메이트와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고반은 "(주변에) 들리는 말이 다 미국 (억양처럼) 들린다"면서 "스코틀랜드나 다른 나라 문화를 경험하려고 왔는데 미국인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미 서부 포틀랜드 출신 학생 피니건 체임벌린은 "(입학 전에는) 영국인들 사이에서 특별한 미국인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학교에는 미국인이 너무 많아 또 다른 미국 학교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현지 학생들은 미국 학생의 유입을 반기는 반응이다. 에든버러 인근 폴커크 출신인 조이 존스턴은 미국인 친구들로부터 미식축구를 즐기는 법 등을 배울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미국 학생들이 많은 것은 학교 측의 적극적인 홍보 측면도 크다. 세인트앤드루스대는 미국 학생 모집을 위해 직원 3명을 채용해 미 전역 고교생 및 교사 홍보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학교 등록금 수입의 절반을 외국인 학생들이 내고 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스코틀랜드 학생은 연간 학비가 1820파운드(약 361만원)에 불과하고 잉글랜드와 웨일스 등 타 영국 지역 학생은 연간 9790파운드(약 1940만원)를 낸다.
아주경제=이현택 미국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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