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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피어난 기적” 500g 초극소 미숙아, 6개월 만에 ‘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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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만 했던 아기, 3.8㎏로 퇴원
호흡곤란·장폐색 등 네 차례 수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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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 주하의 성장 사진. 지난해 9월 태어난 지 3일째(왼쪽부터), 지난해 12월 병실에서 맞은 백일사진, 올해 3월 퇴원 5일 전 모습. [서울성모병원 제공]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주하야, 넌 태어난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사랑 속에서 자란 아이야.” (아기 주하에게 보낸 편지 중)

‘23주’ 조기 분만으로 체중 500g, 초극소 미숙아로 태어난 주하가 퇴원한 지 6개월 만인 17일 첫 외래진료에 나섰다. 태아가 산모의 자궁 안에서 성장하는 정상 임신 기간은 40주. 임신 주수가 짧을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특히 24주 미만 출생한 아이의 생존율은 더욱 그렇다. 미국,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예후가 좋지 않을 것이란 이유로 적극적인 소생술을 시행하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생후 주하의 모든 순간은 기적이었다. 지난해 9월, 주하 엄마는 예기치 못한 조기 진통으로 집 근처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수축억제제로도 진통 조절이 되지 않았다.

급히 서울성모병원으로 전원 된 주하 엄마는 응급 제왕절개에 들어가야만 했다. 당시 주하의 재태 연령은 고작 23주 1일, 출생체중은 500g에 불과했다. 겨우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 주하가 세상에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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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둥이 주하의 성장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세상에서 가장 작은 천사였던 주하를 만지는 의료진의 손은 여느 때보다 조심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주하는 예정일보다 약 4개월 이르게 태어난 탓에 폐포조차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자발적인 호흡이 불가능하단 얘기다. 주하는 기관 내 폐표면활성제 투여를 받았고, 신생아중환자실(NICU)로 옮겨져 인공호흡기 치료까지 받았다.

이 와중에 매 순간 고비가 찾아왔다. 신생아 호흡곤란 증후군이 호전된 이후에는 태변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장폐색이 발생했다. 생후 12일째 ‘개복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또 망막 혈관 형성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미숙아망막병증’ 치료를 받았다. 이후 장루 복원술 등을 포함해 총 네 차례 전신마취 수술이 있었다. 이 모든 과정은 소아외과, 소아안과, 소아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진료과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이뤄졌다.

주하 엄마는 당시를 회상하며 “출산 직후에 몸도 마음도 힘들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며 “인큐베이터에 있는 너무 작은 아기를 보며 눈물만 흘리는 게 일상”이었다 전했다. 그러면서도 매일 유축한 모유를 신생아 중환자실 면회 시간에 맞춰 가져갔다. 주하가 조금이라도 힘을 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신생아중환자실에서의 시간은 하루하루가 기적이었다. 주하가 스스로 먹기 시작하고, 체중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이 싹텄다. 주하 엄마에게 그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부모뿐만 아니라 의료진으로부터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았던 주하. 171일간의 집중 치료 후, 주하는 신경학적 합병증 없이 지난 3월 8일 3.8㎏ 몸무게로 퇴원했다. 만삭(임신 37~41주)에 태어난 신생아의 평균 체중 3.2~3.3㎏을 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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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왼쪽부터) 교수, 조경아 신생아중환자실 UM 간호사, 주치의 김세연 교수, 주하 가족, 조성민 간호사, 김현호 진료전문의. [서울성모병원 제공]



고위험 산모를 주로 담당하며 20년 넘게 분만실을 지켜온 산모 주치의 고현선 산부인과 교수는 “초극소 미숙아의 경우 분만 전부터 신생아집중치료팀과 함께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주하 주치의 김세연 소아청소년과(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 교수도 “초극소 미숙아의 치료는 모든 장기의 기능이 미숙한 상태에서 이뤄지므로, 장기들의 변화를 지속적이고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태어난 이후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던 주하를 바라보며 주하 엄마는 의료진에게 다음과 같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주하를 정성으로 돌봐주신 의료진에게 감사드립니다. 처음에는 손바닥만 했던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것은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주하의 아주 작은 변화 하나까지도 함께 기뻐해 주셨던 선생님들의 모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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