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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약속 믿을 수 있나"…사드 재배치 논란에 한미동맹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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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병도 요청…韓 "재배치 반대하지만 막을 수 없어"
美 신뢰 훼손에 中 서사 강화…독자 핵무장론 커질 수도
北, 틈새 노려 탄도미사일 잇단 발사…김정은 입지 강화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이 주한미군의 방공 자산을 중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보도를 계기로 한미동맹의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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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국 연천에서 열린 연례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 한미 연합훈련의 일환인 도하 훈련에서 한국군 K1E1 전차가 기동하고 있다. 이 훈련은 비무장지대(DMZ) 인근에서 진행됐다. (사진=로이터)


아시아 정치 전문가로 BBC 아시아 수석 앵커를 역임한 카리시마 바스와니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16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의 약속에 관한 냉혹한 진실을 배우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번 사태가 한미동맹의 신뢰 기반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드 재배치 보도에 한국 ‘경고등’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전쟁 지원을 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일부를 포함한 방공 자산을 한반도에서 중동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 한미 합의로 한반도에 배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국회에서 정부가 재배치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를 막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도 호르무즈 해협 상선 안전 통항 지원을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한 상태다. 한국은 아직 파병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점점 깊어지는 위기에 끌려들어가지 않으려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희생이 헛된 것이었나”…중국 서사에 힘 실려

이번 사태는 중국이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대미 불신’ 서사를 강화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옥스퍼드대 국제관계학 강사인 에드워드 하웰은 “사드 일부가 다른 곳으로 재배치된다면 인도·태평양에서 미국 동맹의 신뢰성에 더 광범위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사드가 대만 분쟁 시 중국 미사일 추적에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약 10년 전 배치 당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국은 사드 배치 이후 중국으로부터 경제적·외교적 보복을 수년간 감수했다. 최대 교역국과의 관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피해는 수십억 달러에 달했다.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 “그 희생이 헛된 것이었는지 한국이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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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미국 국방부가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중 일부를 중동 지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지난 5일 경북 성주군의 미군 사드 기지에서 방공무기 발사대 해체 작업(사진 아래)이 진행되고 있다. 같은 시각 다른 발사대(사진 위쪽)는 준비 태세를 갖춘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北, 기회 틈타 탄도미사일 발사…김정은 입지 강화

이 틈을 북한이 파고들고 있다. 북한은 새 군함에서 순항미사일을 시험한 지 며칠 만인 지난 14일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0발 이상을 발사했다.

이란 분쟁으로 미국의 관심이 분산된 상황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 “김정은은 수년 만에 가장 강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동맹 붕괴 아니지만…독자 핵무장 여론 커지나

다만 이번 사태가 한미동맹의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평가다. 미국은 1953년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약 2만8500명의 병력을 한국에 주둔시키고 있다. 한국도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에 응해 국방비를 늘리고, 미국에 3500억 달러(약 522조원) 투자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협력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면 독자적 핵무장을 지지하는 한국 내 여론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꾸준히 독자 억지력 개발에 대한 광범위한 지지가 확인돼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에 접근하는 행보를 보이는 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공간도 열릴 수 있다.

바스와니 칼럼니스트는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미군을 주둔시킨 일본도 미국의 동맹 공약이 흔들린다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일본 방위상이 이미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계획이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은 적어도 사드 재배치가 임시적인 것인지 밝히고, 한반도 억지력 유지를 위한 추가 조치와 함께 조약 의무가 철통같이 유지된다는 점을 명시한 한미 공동성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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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국 연천에서 열린 연례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 한미 연합훈련의 일환인 도하 훈련에서 자비에르 T. 브런슨 미군 대장(한미연합사령부주한미군유엔군사령부 사령관)이 미군 및 한국군 장병들과 함께 부교(부유식 교량)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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