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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급금 오해와 진실…알고보니 후급금? 일시수령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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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6년03월10일 0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이오 기술계약 구조에 대해 새로운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시 수령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던 선급금(Upfront) 조차 여러 단계에 거쳐 수령하는 계약 형태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큐어버스, 소바젠 등이 안젤리니파마와 체결한 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기술도입 옵션이 포함된 공동연구 계약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파트너사와의 조율에 따른 다양한 기술계약의 형태를 유연하게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데일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챗지피티 생성)




기술 이전, 업프론트와 마일스톤 합친 총 규모로 세분화

바이오 신약 개발사가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는 제한적으로 알려졌다. 사업목적이 연구개발(R&D)이라 당장 판매할 제품은 없고 연구개발에 비용만 태우는 경우가 많다. 연구 용역 서비스, 국가 과제 등을 통해 지분희석 없는 현금흐름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대부분 미미하다.

아직 신약을 상용화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신약개발사는 기술 이전(License Out)을 통해 큰 돈을 만질 수 있다. 신약 하나를 만드는데 10년 가량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적지 않은 시간과 자금이지만 실패 가능성도 90%에 달한다. 이 때문에 리스크 헷지(회피) 및 현실적인 이유로 국내 바이오 신약 개발사는 유망한 물질을 개발 단계에서 외부에 기술 이전한다.

기술 이전은 선급금 형태로 일시에 수령하는 업프론트와 개발 진전 단계별로 수령하는 마일스톤을 합친 총 규모로 세분화된다. 수조원대 규모의 기술계약이라고 해도 중도에 개발 중단 또는 계약 해지를 겪게 될 경우 총 규모에 이르지 못한채로 끝나기도 한다. 때문에 실수령 금액이 얼마인지가 중요하다. 총 계약규모 대비 선급금 비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기술계약의 총 규모만 선전할 뿐 실수령 선급금은 알리지 않는 기업들도 많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이런 경우 선급금 규모가 미미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선급금이 일시수령 형태가 아니거나 또는 파트너사와의 비밀유지 조항 탓에 밝히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기술계약한 국내 바이오 벤처 큐어버스와 소바젠의 사례가 그렇다. 안젤리니파마는 선급금을 당장 전액 전달하지 않고 단계별로 지급하는 딜 구조를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 취재에 따르면 큐어버스는 최초 기술이전 계약 후 약 1년 반이 경과한 최근에서야 선급금을 수령 완료했다.

큐어버스는 지난 2024년 10월 경구용 치매 신약 후보물질 'CV-01'을 안젤리니파마에 기술이전했다. 당시 선급금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계약 규모는 3억7000만달러(약 5173억원)라고 밝혔다. 큐어버스는 최근 모든 선급금을 수령한 데에 따라 기술성평가를 신청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큐어버스는 작년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안젤리니파마와의) 선급금 규모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나눠 받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측에서 계약서상 비밀유지 조항을 포함했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당사의) 재무제표에 나타날 매출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안젤리니파마여서가 아니라 모든 기술이전 계약은 파이프라인마다 모달리티마다 개발단계마다 구조가 다를 수 있다. 양사의 상황 또는 상대방 회사의 크기에 따라서도 딜의 종류가 다양하다"며 "물론 선급금을 한꺼번에 수령하는게 최선이나 계약상 자세하게 말할 수 없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걸려있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큐어버스가 안젤리니파마에 이룬 기술이전은 여전히 벤처캐피탈리스트들로 하여금 회사 기업가치를 올려 평가하게 했다. 큐어버스는 안젤리니파마에 기술이전을 이룬 이후 2025년 2월 시리즈 B 투자 라운드에서 250억원을 조달했다.

투자전 기업가치는 444억원으로, 직전 라운드의 220억원 밸류에서 2배가량 상승했다. 해당 라운드에는 △스틱벤처스 △대교인베스트먼트 △유티씨인베스트먼트 △유안타인베스트먼트 △그래디언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KB증권 △IBK기업은행 등이 참가했다.

큐어버스보다 1년 후 안젤리니파마와 계약한 소바젠 또한 선급금을 일시에 수령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바젠은 2025년 9월 난치성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인 'SVG105'를 5억 5000만 달러(약 75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소바젠은 최근 신청한 기술성평가에서 기술이전 계약의 형태를 지적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연구가 앞선 파이프라인이 독성시험 전인 초기 개발 단계인 점도 지적됐다. 기술성평가에서 A, BBB를 받아야지만 통과하는데 소바젠은 BBB, BBB로 아쉬운 낙제점을 받았다.

소바젠은 기술성평가를 통과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프리IPO 펀딩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었다. 기술성평가 탈락에 따라 펀딩 라운드는 조건을 새롭게 구성해 지속한다. VC업계에서는 여전히 동물(마우스) 모델을 직접 디자인해 약물의 작용기전(MoA)를 밝힌 소바젠에 대해 기술적 펀더멘털이 건재하다는 평가를 보내고 있다.

소바젠 관계자는 "연내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입 및 선급금의 추가 수령 후 기술성평가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기술계약과 옵션이 달린 계약

코스닥 상장사인 알지노믹스(476830)가 미국 빅파마 일라이릴리와 체결한 계약의 구조도 일반적인 단일물질 기술계약은 아니다.

알지노믹스는 계약 당시 비상장 기업이던 관계로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이라는 거래소 공시 규정에 맞춰 공시한 내용은 없다. 다만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에 해당 계약에 대해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Research Collaboration and License Agreement)이라는 이름으로 내용을 포함시켰다. 총 계약규모는 13억3400만달러(약 2조원)에 선급금은 비공개했다.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이 또한 기술이전 가능성(옵션)을 내포한 공동연구개발에 그치지 않느냐는 회의적인 의견도 제기한다. 다만 플랫폼 계약인 만큼 유연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공존한다.

김상균 알지노믹스 경영기획총괄 이사는 "기존 연구개발하던 물질을 기술이전한 것이 아니라 일라이릴리 측에서 개발하고 싶은 복수의 치료물질을 (당사의) 플랫폼 기술로 발굴하는 것"이라며 "일라이릴리가 타깃을 특정해 후보물질을 의뢰하면 그것을 만들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물질 기술계약의 경우 질환 적응증의 추가, 또는 권리 지역 확장의 옵션이 달릴 수 있겠으나 플랫폼 기술계약이기 때문에 몇 개의 물질을 릴리가 도입해가냐에 따라 선급금이 달라지는 유연성이 따른다는 것이다.

유사한 시기 일라이릴리와 기술계약을 체결한 올릭스(226950)의 경우에는 물질 기술계약이며 옵션이 따라붙었다. 올릭스는 지난해 2월 'OLX75016'을 일라이릴리에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올릭스의 OLX75016은 임상 1상 단계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및 심혈관·대사질환 치료제 물질로 MARC1 유전자를 타깃한다.

해당 계약은 올릭스가 OLX75016의 임상 1상 활동을 완료하고 릴리는 기타 연구, 개발, 상업화를 수행하는 조건이다. 더불어 올릭스가 'MARC1' 유전자를 듀얼타깃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릴리가 이에 대한 우선적인 권리를 가진다. 이로 인해 총 계약금액이 추가되거나 독점적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진 올릭스 재무총괄임원(CFO)는 "(당사의 것은) 표준적인 기술이전 계약"이라며 "MARC1과 관련된 것들을 릴리가 점찍어 하고 싶어하니 기존 계약한 물질에서 더 나아간 물질이 나올 경우 우선협상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다만 공짜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고 새로운 게 나왔을때 기존 계약에 증액을 하거나 별도로 계약을 하는 형태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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