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美 370조 AI 인프라 투자…정부도 ‘6G·AI 산업 전략위’ 출범한다

댓글0
피지컬AI 시장 정조준…울트라 이더넷 등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 논의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정부가 ‘AI 인프라’로 불리는 6G 네트워크 시장 선점을 위한 산업 전략 논의에 착수한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 산업 생태계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17일 관련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6G·AI 산업 전략위원회’(가칭)를 출범하고 차세대 네트워크 산업 전략과 해외 시장 진출 방안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 하지만 장비 패권 국가는 아니었다

6G 표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개발기구 3GPP는 6G 상용화를 위한 첫 번째 규격인 릴리즈20(Release 20)을 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2029년 국제표준이 확정되고 2030년 전후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상용화 이전부터 산업 전략 마련에 나선 것은 과거 이동통신 세대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상용화와 산업 경쟁력 간 괴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은 와이브로(WiBro), LTE-A, 5G 등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를 달성했지만 이를 글로벌 네트워크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네트워크 구축 속도에서는 앞섰지만 장비 산업이나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5G 상용화 직후 반짝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무선 네트워크 장비 시장 규모는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2019년 4조2880억원으로 전년(2조7695억원) 대비 54.8%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성장세는 이어지지 않았다. 해외 5G 구축이 본격화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시장 규모는 각각 3조3509억원, 3조1095억원, 3조6124억원을 기록하며 감소 또는 정체 흐름을 보였다. 업계에서 국내 장비 산업이 여전히 이동통신 3사 중심의 내수 시장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유스케이스 발굴보다 수익 창출에 방점…정부, ‘피지컬 AI’ 시장 겨냥

이에 이번 위원회 논의는 단순한 기술 활용 사례(유스케이스) 발굴보다 실질적인 수익 창출 구조 마련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5G 정책이 의료·제조·물류 등 다양한 산업에서 5G 적용 사례를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위원회는 실제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산업 구조 마련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가 주목하는 분야는 ‘피지컬 AI’다. 자율주행차와 로봇, 각종 센서를 연결해 현실 세계의 기계와 장비가 AI 기반으로 작동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러한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6G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컬 AI 확산은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예컨대 로봇마다 고가의 GPU를 탑재하는 대신 네트워크에서 AI 연산을 지원하면 기지국 하나로 수십에서 수백 대의 단말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다. 단말 장비 비용을 낮추면서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다.

◆ AI DC에서 GPU만큼 중요한 네트워크…울트라 이더넷 국산화

위원회는 피지컬 AI 확산을 위해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관련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의 대용량화와 지능화가 동시에 요구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위원회에서는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기술 가운데 하나로 ‘울트라 이더넷(UE·Ultra Ethernet)’ 국산화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GPU 간 통신 속도가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로 꼽힌다. GPU 연산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서버 간 데이터 교환 속도가 느리면 데이터센터 전체 처리 속도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 내부 네트워크 기술이 새로운 경쟁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트라 이더넷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기술이다. 현재 이더넷은 최대 800Gbps 수준이지만 울트라 이더넷은 1.6Tbps급 속도 구현을 목표로 한다.

또한 인피니밴드의 강점이었던 RDMA(Remote Direct Memory Access) 기능을 이더넷에서도 구현해 CPU를 거치지 않고 GPU 간 데이터를 직접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전문가는 “TCP 처리 과정에서 CPU가 패킷 흐름을 관리하게 되는데 AI 네트워크에서는 데이터 전송 순서의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CPU를 거치지 않고 GPU로 데이터를 직접 전달할 경우 전송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향후 네트워크 스위치 등 핵심 기술을 선점할 경우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터센터 핵심 네트워크 장비인 스위치 시장에서는 여전히 외산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일반 기업용 스위치 시장에서 외산 비율은 94% 수준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GPU 연결에 사용되는 인피니밴드 비용이 전체 데이터센터 구축 예산의 8~1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향후 이더넷 기반 네트워크 시장이 인피니밴드 대비 3~4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말했다.

◆ AI 인프라 경쟁 속 광통신 부품 부상…한국 ‘선택과 집중’ 필요

업계 일각에선 이러한 AI 인프라 경쟁 속에서 한국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글로벌 통신사들도 공격적인 네트워크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통신사 AT&T는 최근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에 대비해 미국 전역의 5G·광섬유·위성 통신 인프라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2500억달러(약 370조원)를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광통신 네트워크 수요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광통신 시장에선 케이블과 광모듈(SFP) 등 부품 분야에서 국내 기업들의 제조 경쟁력이 비교적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유비쿼스는 ‘테크쇼파리 2025’에서 AI 기반 차세대 유·무선 광통신 기술을 공개했으며 코위버 역시 100Gbps급 장거리 광전송 기술을 개발해 106시간 연속 무오류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장비업계 전문가는 “광통신망 시장은 대부분 미국 기업들이 주도해 온 가운데 대규모 광통신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이 많지 않은 것도 현실”이라며 “이더넷 분야 역시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칩셋 기업들이 규격을 주도하고 있어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이블이나 SFP 같은 광통신 부품 분야에선 한국 기업들이 이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광섬유 한 가닥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실을 수 있는지에 대한 광학 기술이 확보되면 이를 빠르게 양산해 시장에 공급하는 속도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6G 상용화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네트워크 시장 구조는 이미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위원회는) 하이퍼 네트워크 전략의 연장선에서 산업 측면의 기술 준비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지컬 AI가 확산되면 로봇 등 단말에 소량의 GPU를 분산 배치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크게 낮추면서도 빠르게 보급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전통 산업에서 10년에 걸쳐 나타날 변화가 1~2년 안에 일어날 정도로 산업 전반에 큰 파급력을 가져올 수 있다”며 “(울트라 이더넷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차세대 인프라 기술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지금 봐야할 뉴스

  • 동아일보“‘열정 따라라’ 조언은 지금 틀렸다”…16조 투자자의 AI 시대 경고
  • 헤럴드경제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압박에도…유럽 “군사개입 없다” 선긋기
  • 더팩트트럼프, 美中 정상회담 "한 달 정도 연기 요청했다"
  • 조선일보웃는 얼굴 뒤에 가려진 무자비함…두 얼굴의 맘다니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