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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제재에 형사 처벌까지…기업 ‘형사 리스크’ 상수화 [공정위 의무고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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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제재 이후 검찰 수사로 이어지는 사례 증가
전속고발권 폐지·과징금 강화 논의까지…기업 부담 확대
민생 가격 담합 단속 강화에 식품·유통·제조업 긴장


이투데이

공정거래위원회 의무고발 제도가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이 체감하는 사법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공정위 제재로 사건이 마무리되던 기존 구조와 달리 검찰 수사와 형사 재판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기업 경영에서 ‘공정거래 형사 리스크’가 상시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 규제 환경이 행정 제재 중심에서 형사 리스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무고발 제도는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은 사건이라도 검찰이나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등 관계 기관이 요청하면 공정위가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구조다. 기업 입장에서는 공정위 조사 단계부터 형사 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과징금이나 시정명령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동일 사건이 행정 제재와 형사 절차로 동시에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공정위 조사 자체가 기업 경영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정위 조사 사건 가운데 상당수가 검찰 수사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대응 부담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공공 인프라 사업 입찰 담합 사건이 잇따라 적발되며 주요 건설사들이 과징금 부과와 함께 형사 수사 대상에 올랐다. 식품업계에서도 밀가루와 설탕 등 원재료 가격 담합 의혹이 제기되며 관련 기업들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물류와 유통 업계 역시 시장 지배력 남용과 불공정 거래 여부에 대한 공정위 점검이 확대되면서 법무 대응 비용이 늘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들은 공정거래 사건이 기업 평판과 투자 활동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조사만으로도 거래처와 투자자 반응이 민감하게 움직이는데 검찰 수사까지 이어질 경우 기업 이미지와 경영 활동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 대응을 위한 외부 로펌 비용과 내부 준법 관리 비용도 크게 늘고 있다.

정책 환경 변화도 기업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담합 사건 과징금 수준을 높이고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 논의까지 검토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형사 처벌 가능성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속고발권이 폐지될 경우 공정위뿐 아니라 검찰이나 피해자 등이 직접 고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민생 가격과 직결된 산업에 대한 단속 강화도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경영 변수로 꼽힌다. 식품과 유통, 제조업계에서는 가격 조정이나 공동 프로모션 등 통상적인 영업 활동이 사후적으로 담합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가격 조정 과정까지 담합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단순 영업 의사결정에도 법무 검토가 필수 단계가 됐다는 것이다.

의무고발 확대와 형사 처벌 강화 기조가 맞물리면 기업 입장에서는 공정위 조사 이후에도 사법 리스크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도 법적 리스크를 우선 고려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형사 처벌 가능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기업 활동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상시 사법 리스크 관리 체제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권태성 기자 ( tskw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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