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트롯4 길려원/ 고운호 기자 |
한때는 ‘백의의 천사’를 꿈꿨다. 이제는 “노래로 듣는 이의 마음을 치유하겠다”고 말한다. TV조선 ‘미스트롯4’에서 최종 4위를 기록한 길려원(22)의 각오. 충북보건대 간호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그녀는 생애 첫 오디션에 도전해 톱5까지 올랐다. 간드러지는 ‘꺾기’에 ‘꺾신(神)’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얼마 전 결승전 생방송 현장에서 만난 길려원은 “박지현·이경규 마스터가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가수의 길을 걷는 것도 좋겠다’라고 해주신 격려를 마음에 새기고 노래 부르겠다”고 말했다.
노래의 끼는 부모님께 받았다. 어머니는 주위에서 모두 가수를 권유했을 정도로 실력이 빼어났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사물놀이패에서 꽹과리를 전문적으로 연주했다. 음악이 흘러넘치는 집안이었지만 가수를 꿈꾸지는 못했다. “노래를 직업 삼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부모님의 만류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미스터트롯1’을 보면서 24시간 트로트 세상에서 살아가는 딸 모습에 부모도 뜻을 꺾을 수밖에 없었다. 성인이 되어선 빵집 등 아르바이트를 하루 두 개씩 하며 노래 학원비를 벌었다. 새벽에 집을 나와 학원 문 닫을 때까지 연습했다. 주위에서 “광기 어린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트로트만 파고들었다. 2023년 KBS 전국노래자랑에서 ‘최우수상’을, 이듬해 ‘이호섭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미스트롯4’에서도 마스터 예심 미(美)에 오르며 초반부터 주목받았다. 환호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에이스전에서 자우림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선곡해 국민대표단으로부터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다. 중간순위 1위였던 팀은 4위로 주저앉았다. ‘정통트로트’ 인상이 너무 강해 변신을 꾀하고자 선곡했지만, 좋지 않은 컨디션과 익숙지 않은 장르는 부담이었다. “매일 울면서 멘탈이 바닥까지 무너진 모습에 작가님께서 ‘해병대 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으셨지요. 경연 중 친해진 (윤)태화·(홍)성윤 언니를 비롯해 탈락한 언니들과 팬카페 회원분들이 ‘괜찮다’라고 위로하고 응원해준 덕에 다시 노래할 힘을 얻었습니다.”
‘꺾여’ 봤으니 올라갈 여지도 생겼을 것이다. “가수를 꿈꾸셨던 엄마 소원을 대신 이뤄드린 것 같아 감격스럽습니다.” 미스트롯 시리즈에 나이 제한이 폐지됐으니 어머니도 도전하실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엄마한테 ‘미스트롯5’에 나오시라고 했지요. ‘아유’라며 손사래 치셨지만 (어머니와 함께 나온) 허찬미 언니 모습을 약간 부러워하시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저도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는데, 혹시 또 아나요?”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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