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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유조선 운임 폭등…한국 해운사 장금상선 '초대형 베팅'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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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가운데 한국 해운기업 장금상선(시노코)이 초대형 유조선 전략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유조선 운임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전쟁 이전부터 대규모 유조선 확보에 나섰던 시노코가 시장의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노코는 전쟁이 본격화하기 수개월 전부터 대규모 유조선 매입에 나서며 글로벌 해운 시장을 뒤흔들었다. 특히 초대형 원유 유조선(VLCC)을 대거 확보하는 전례 없는 규모의 베팅을 단행했는데,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용선료가 급등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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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언하자 루오지아산(Luojiashan) 유조선이 오만 무스카트에 정박해 있다. (2026년 3월 7일, 오만 무스카트) [사진=로이터 뉴스핌]


전쟁 직전 시노코는 최소 6척의 빈 VLCC를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화물을 기다리게 했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이 막히고 중동 지역 저장 시설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이르자,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저장 공간 확보를 위해 시노코 선박을 찾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시노코가 이 선박들을 하루 최대 50만달러(약 7억4500만원)의 용선료로 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해 운임의 약 10배 수준이다. 석유회사들은 해당 유조선을 사실상 부유식 원유 저장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시노코가 지난 1월 선박을 매입할 당시 평균 가격이 약 8800만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50만달러 수준의 계약이 유지될 경우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선박 가격을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유 운송 운임 역시 크게 뛰었다. 시노코는 VLCC로 중동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으로 배럴당 약 20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평균 운송비 2.5달러의 8배 수준이다.

◆ 세계 유조선 40% 영향력

해운 업계에서는 시노코의 공격적인 선박 확보 전략이 유조선 시장 구조 자체를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런던 선박 중개업체 피언리(Fearnleys)의 할보르 엘레프센 디렉터는 "시노코는 유조선 선대의 상당 부분을 통제하며 경쟁을 크게 자극했고 결국 스스로 운임을 정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1989년 설립된 시노코는 원래 컨테이너 해운 사업으로 출발해 한국과 중국을 잇는 첫 컨테이너 항로 서비스를 개설한 회사다. 회사 회장은 한국선주협회 회장을 지낸 정태순 회장이며 현재 사업 운영의 핵심 역할은 그의 아들 정가현 이사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는 해운 업계 밖에서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는 주요 계약을 직접 협상하고 왓츠앱 그룹 등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는 등 핵심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시노코는 불과 몇 주 사이 대량의 VLCC를 매입하거나 임대하며 시장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했다. 경쟁사들은 2월 말 기준 시노코가 약 150척의 초대형 유조선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제재 등으로 묶이지 않은 전 세계 가용 유조선의 약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같은 대규모 매집 영향으로 VLCC 1년 임대료는 하루 평균 10만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며 198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쟁 직전 페르시아만 선박 배치

시노코는 전쟁이 시작되기 전 일부 유조선을 미리 페르시아만에 배치해 놓았다. 1월 말 시노코가 운항하는 '싱가포르 로열티'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페르시아만에 들어간 뒤 빈 상태로 대기했고, 이후 최소 5척의 유조선이 두바이 인근 해역에서 함께 대기했다.

이 선박들이 미국의 군사 행동을 예상하고 배치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주요 산유 지역에서 화물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중동 원유 수출이 차질을 빚자 유조선 운임은 급등했고, 시노코 선박들은 시장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으로 떠올랐다.

◆ "전략과 운이 맞아떨어졌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장기적으로 성공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전쟁이 역사상 가장 큰 원유 공급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해상에서 운송되는 원유 물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는 시노코의 전략이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시노코 유조선 한 척은 브라질 노선에서 하루 18만1000달러 운임으로 계약됐는데 이는 지난해 VLCC 평균 운임의 약 세 배 수준이다.

에너지 분석업체 엔베루스의 석유 분석가 칼 래리는 "좋은 포지션은 전략과 약간의 운이 결합된 결과"라며 "시노코의 유조선 베팅은 매우 이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흥아해운 주가 급등

한편 시노코의 자회사 흥아해운은 최근 해운 운임 상승 기대가 반영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흥아해운은 16일 전 거래일보다 29.98% 오른 3035원에 마감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비상장사인 장금상선이 중동 전쟁 속 유조선 전략으로 주목받자, 시장에서는 관련 계열사인 흥아해운에도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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