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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임대 '동·층·호 추첨' 혼합배치 법제화…서울 정비사업 700여 곳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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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처분 전 임대주택 동·층·호 공개추첨 의무화 추진
한강 조망권 단지 사업성 논란 확산
소셜믹스 갈등 커지면 공급 지연 우려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재건축·재개발 단지에서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사회계층 통합)’ 정책을 법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정비사업 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전에 임대주택 동·층·호를 공개추첨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서울에서만 700곳이 넘는 정비사업에 적용될 수 있어 사업성 논란과 조합 갈등, 주택 공급 영향 등을 둘러싼 파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서울 아파트 공사 현장(사진=연합뉴스)


1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 인가 전 임대주택 동·층·호 공개추첨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 대안’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9월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바탕으로 국회 논의를 거쳐 정리된 것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공급되는 국민주택 규모 주택의 동·층·호를 공개 추첨 방식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시장·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은 공개추첨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관리처분계획 인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 사실상 공개추첨을 완료하지 않으면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없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당초 발의안에는 공개추첨을 위반할 경우 조합에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 조항까지 포함했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는 삭제됐다.

임대주택 공개추첨 제도는 단지 내 임대주택이 저층이나 별도 동 등 선호도가 낮은 위치에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2018년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됐다. 대신 조합에는 용적률 완화 혜택을 주고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사회계층 통합)’를 유도하는 취지였다.

하지만 시행령에만 규정이 존재하고 별도 제재 조항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상당수 조합이 조합원 물량을 먼저 확정한 뒤 남은 물량을 임대주택에 배정하는 방식이 활용되면서 임대주택이 저층이나 비선호 동에 집중되는 사례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9·7 공급대책’에서 관리처분 이전 임대주택 공개추첨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비업계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요건으로 공개추첨을 의무화할 경우 사업 일정과 수익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동일 단지 내에서도 조망 여부와 층수에 따라 가격 차이가 수억원 이상 발생하는 현실에서 고층·조망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에서는 한강 조망 여부에 따라 집값이 수억원씩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다”며 “조합 입장에서는 사업성을 맞추기 위해 조망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공개추첨을 의무화하면 사업 구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배치를 둘러싼 갈등 사례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공공임대주택 대부분을 한강변 인접 주동을 제외한 저층부와 비선호 동에 배치했다는 이유로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심의가 한 차례 보류된 바 있다. 이후 단지 내 임대주택 배치 방식이 수정되면서 소셜믹스 정책을 둘러싼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언급된다. 또 강남구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소셜믹스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20억원의 현금 기부채납을 부담하기도 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도 임대주택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소셜믹스 정책이 강화될 경우 조합 내부 갈등이 커지면서 사업 추진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경우 정비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며 주택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정비업계 전문가는 “현장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에도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등을 통해 동이나 면적이 바뀌는 경우가 잦아 속도가 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소셜믹스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커질 경우 정비사업 추진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정비사업이 지연되면 신규 공급이 줄어 기존 아파트 가격만 더 오르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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