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장선 홈페이지 캡처 |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장금상선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들이 최근 중동 해역에서 사실상 '해상 저장소' 역할을 하며 이례적인 호황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전쟁 여파로 육상 저장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원유를 유조선에 임시로 보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서 장금상선은 올해 1월 말 최소 6척의 빈 유조선을 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켜 대기시켰다. 당시에는 단순히 화주를 찾기 위한 조치였는지, 아니면 중동 정세 악화를 예상한 전략적 배치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후 이란을 둘러싼 군사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이 사실상 막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저장 공간을 찾지 못한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이들 선박을 원유를 보관하는 해상 임시 저장 시설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유조선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실제 페르시아만에 대기하던 빈 유조선 상당수가 현재 원유를 채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선박의 임대료는 하루 약 50만달러(약 7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이어지는 한 장금상선은 이 같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원유 운송 운임도 크게 뛰었다. 장금상선은 중동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비용으로 배럴당 약 20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해 평균 운송료(약 2.5달러)의 약 8배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장금상선이 올해 1월 초대형 유조선을 척당 평균 약 8800만달러에 확보했다며, 하루 50만달러 수준의 용선료가 유지될 경우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선박 매입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금상선은 최근 수년 동안 유조선을 꾸준히 매입하거나 임차하는 과감한 '베팅'으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기준 이 회사가 통제하는 VLCC는 약 150척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제재 등 문제없이 운항 가능한 전 세계 초대형 유조선의 약 40%에 가까운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1989년 설립된 장금상선은 초기에는 컨테이너 운송을 주력으로 하던 해운사다. 2025년 공정거래위원회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기준 32위(자산총액 19조 4900억원)에 오른 대기업이지만, 사업 특성상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한 은둔형 한국 거물 사업가의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혼란 속에서 대표적인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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