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쉰들러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선고 관련 브리핑을 열고 승소 소식을 전하고 있다. 뉴스1 |
법무부가 스위스 승강기 기업 쉰들러와의 3250억원 규모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승소한 것에 대해 “향후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에 대한 부정적 편견을 조성하는 시도를 원천 차단한 선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아라 법무부 국제투자분쟁과장은 1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쉰들러 ISDS 승소 관련 상세 브리핑을 열고 “그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ISDS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정부의 규제 조치와 판결을 뒤집으려 시도해왔다”며 “이번 판정으로 정부의 규제 권한 행사가 국제법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국가 규제권 존중’ 원칙을 확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판정 내용이 명쾌하고 상세해 취소 사유가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면서도 “쉰들러가 소송비용을 임의변제하지 않거나 이번 판정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할 경우까지 대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14일(현지시각) 쉰들러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약 325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송비용으로 국세 약 96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였던 쉰들러는 2013~2016년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와 콜옵션 양도 등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국내 규제당국이 충실한 조사·감독을 하지 않아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7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꾸리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과거 사례들을 제시해 포렌식 시스템을 활용한 공정위의 조사 절차가 적법했다는 점을 입증했다. 금융위의 조사가 미흡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쉰들러가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민원서류를 작성했고, 민원 업무를 담당하지 않은 부서로 자료를 보내는 등 형식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가 자국 대기업인 현대그룹을 부당하게 보호했다’는 쉰들러의 주장도 일방적 추측에 불과하다고 맞받았다.
중재판정부도 “한국 정부가 투자협정상 어떠한 국제법적 의무도 위반하지 않았고, 당국의 조처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며 우리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2023년 법무부 국제법무국을 신설한 이후 지난해 11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지난달 엘리엇과의 ISDS에서 연속 승소하며 대응 역량을 기른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조 과장은 “론스타를 시작으로 10여년간 ISDS 사건을 겪어왔다”면서 “관계부처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줬고, 법무부 국제투자분쟁과를 중심으로 어떻게 해야 (중재판정부를) 잘 설득할 수 있는지를 전 부처가 협력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어 “과거엔 ISDS 자체가 생소했고 국민, 언론의 관심도 커서 모든 과정이 난관이었지만, 지금은 노하우가 쌓여 현재 결정이 몇 년 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까지 고려한다”면서 “앞으로 ISDS 대응 체계를 위한 법률 제정에도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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