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세계가 올 것이란 공포가 커지고 있다. |
업무 효율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제조 현장에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확산되며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유해·위험요인 대응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노동자 10명 중 9명이 산업용 로봇 도입으로 인한 고용 불안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지난해 산업용 로봇·이차전지 산업 노동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우선 응답자의 62%가 이미 로봇 공정 도입을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로봇이 ‘일부 공정’에 도입된 경우가 46%로 가장 많았고, ‘대부분 공정(13.2%)’과 ‘전체 공정(2.8%)’이 뒤를 이었다. 사업장 규모가 클수록 자동화 도입 정도가 컸다. 50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절반(49.1%)이 이미 일부 공정에 자동화를 도입했다고 답했다. 100~300인과 300~500인 규모 사업장도 각각 44.0%, 43.8%가 일부 공정에 자동화를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
그런 가운데 자동화로 내 일자리가 줄거나 바뀔 수 있다는 ‘고용 불안’을 느끼는 노동자는 90%에 달했다. ‘가끔 있음(32.0%)’ ‘드물게 있음(24.8%)’ ‘자주 있음(23.2%)’ ‘매우 자주 있음(10.4%)’ 순이었다. 고용 불안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9.6%에 불과했다. 업무 유형별로 살펴보면, 자동화 공정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된 직군일수록 불안 정도가 높았다.
산업 로봇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물리적 위험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61.2%가 로봇이나 자동화 장비와 작업 중 충돌이나 끼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로봇의 갑작스러운 가속 등 예측하기 힘든 동작으로 인해 위험한 상황을 경험한 비율도 30.4%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동화로 인한 고용 불안과 노동 조건 악화에 대한 우려가 구조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자동화 전환 과정에서 특정 공정·직무가 외주화·하청화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한, 자동화 산업은 표면적 고용 안정성 이면에 ’보이지 않는 불안정 노동‘을 재생산하는 구조로 작동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술 변화가 고용의 양적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질적 측면에서는 고용 불안 인식, 노동 강도 강화, 책임의 개인화 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노동 인권 침해를 야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한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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