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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결제’ 놓고 美·中 또다른 전쟁…‘페트로달러’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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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해협 둘러싼 美·中 새 전선
고유가에 달러수요↑·안전자산 선호
달러 인덱스 4개월만에 100선 돌파
이번주 연준 등 금리인하 기대 후퇴
트럼프, 이란·中 우호관계 균열 노림수에
이란, ‘원유 80% 달러결제 위협’ 맞대응
헤럴드경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3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우측 오만 무스카트 쿠룸 해변 모습. [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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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원유 거래를 중국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달러 중심 에너지 금융 질서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 급등으로 단기적으로는 달러 수요가 늘며 강달러 흐름이 강화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원유 결제 통화 구조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뿐 아니라 중국까지 군함 파견을 요구하며 호르무즈 해협 방어를 강조한 배경에도 달러 중심 에너지 금융 질서를 지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세계 원유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이 군사 문제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결제 구조와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CNN은 14일(현지시간)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원유 거래를 중국 위안화로 결제한 선박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적 봉쇄와 함께 에너지 거래 통화까지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이 해협 통과 조건이 제한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뿐 아니라 원유 결제 통화 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외신들은 이란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원유 거래의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페트로달러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제 원유 거래의 80% 이상이 달러로 결제되고 있어 결제 통화가 일부라도 위안화로 이동할 경우 달러 중심의 에너지 금융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페트로달러 체제는 1970년대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협정을 계기로 형성됐다. 사우디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를 달러로 결제하고 대신 미국이 군사·안보 지원을 제공하는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원유 거래의 기준 통화가 달러로 고착됐다. 이후 글로벌 에너지 거래가 대부분 달러로 이뤄지면서 달러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핵심 기축통화 지위를 강화해 왔다.

단기적으로는 전쟁 충격이 오히려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장기전 국면으로 접어들고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3일 100.068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0.33% 상승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유가 상승 자체도 달러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원유 거래의 대부분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결제에 필요한 달러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닐 서덜랜드 슈로더투자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가 상승은 미국의 교역 조건을 개선하고 에너지 거래에 필요한 달러 수요를 증가시킨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번 주 미국과 일본, 유로존,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잇달아 통화정책 회의를 여는 이른바 ‘슈퍼 중앙은행 위크’도 금융시장 변수로 주목된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지면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를 포함한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질 경우 달러 강세 흐름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중심 에너지 금융 질서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원유 거래에서 달러 외 통화 사용이 점차 확대되면서 페트로달러 체제의 영향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과 러시아 간 에너지 거래에서는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있으며 일부 원유 거래에서도 달러 대신 위안화 사용이 시도되고 있다.

로이터는 특히 중국이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라는 점을 들어 주요 산유국들이 중국 시장을 겨냥해 위안화 결제를 일부 받아들일 경우 에너지 거래 통화 구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이 확산될 경우 원유 가격 결정과 금융 흐름이 달러 중심 구조에서 점진적으로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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