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든블루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839억원으로, 전년동기(1098억원)대비 18.67% 감소했다. 골든블루는 코로나19 이전 연매출이 1600억원대를 유지하다 2020년 1200억원대로 급감했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 열풍이 확산되면서 2022년 매출액은 2175억원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해 지난해 1500억원 안팎까지 매출이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
수익성도 빠르게 악화됐다. 2022년 50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적자로 돌아섰으며, 누적 기준 2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자회사인 골든블루인터내셔널 등에 빌려준 대여금을 '떼인 돈'으로 회계처리하면서 11억원의 당기순손실도 발생했다.
한풀 꺾인 위스키 열풍…디아지오는 버텼다
'발렌타인' 수입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6월 결산법인)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1751억원에서 1207억원으로 30% 넘게 축소됐다. 다만,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37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2022년 디아지오코리아에서 분할된 뒤 매각된 윈저글로벌도 지난해 매출액이 1006억원으로, 2023년(1100억원) 이후 점진적으로 줄고 있다.
다만 위스키 업체별로 실적 낙폭의 편차가 컸다는 점에서 각사의 경영 전략이 실적 방어의 성패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실제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2685만달러(약 3200억원)로 전년보다 9.0%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량도 2만7440t에서 2만2582t으로 17.7% 감소했다. 위스키 수입액보다 수입 물량이 더 큰 폭으로 줄었는데, 이는 가격이 낮은 제품부터 소비가 줄었다는 이야기다. 고가의 위스키를 수입·판매하는 디아지오가 비교적 선방한 배경이다.
일본 위스키의 공습에 노사갈등 영향도
이는 가성비를 앞세운 일본 위스키가 한국 시장에서 약진한 영향도 한몫했다. 최근 주류 시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가쿠빈' 등 일본 위스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실제 가쿠빈을 수입판매하는 빔산토리코리아의 경우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22년 매출액이 397억원이었는데, 이듬해 796억원으로 2배나 뛰었다. 2024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27% 성장해 1000억원을 넘었다.
여기에 노사갈등에 따른 수도권 영업을 중단한 것도 골든블루의 실적을 끌어내린 요인으로 꼽힌다. 골든블루는 임금 인상률을 둘러싸고 노사가 대립하다 2024년 4월부터 1년 넘게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다. 이에 사측은 지난해 5월 수도권 영업점 4곳에서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지난해 국정감사를 앞둔 9월 이를 해지했다. 이후 골든블루 노조가 사측을 임금체불과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노사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골든블루는 2003년 설립된 발효주 생산기업 '천년약속'이 2009년 수석밀레니엄으로 넘어간 뒤 처음 선보인 국내 첫 저도주 위스키 브랜드였다. 이후 박용수 회장이 2011년 인수하면서 사명까지 골든블루로 바뀌었다. 회사는 인수 직후부터 박 회장의 사위인 김동욱 전 대표가 이끌다 2022년 건강상 이유로 물러났고, 이후 박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서면서 노사갈등이 시작됐다.
골든블루 박용수 회장. 골든블루 제공 |
골든블루는 2024년 박 회장의 차녀인 박소영 부회장이 각자대표를 맡으면서 부녀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박소영 부회장은 지난해 박 회장 지분 전량(18.45%)을 증여받아 단독 최대주주로 올라섰는데, 가업을 상속받은 첫해부터 국내 위스키 시장 1위 자리도 위태로워진 것이다.
현재 골든블루는 박소영 부회장( 40.81%)과 박 회장의 장녀와 부인이 각각 22.40%와 18.45%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머지 15.59%는 소액주주 1529명이 갖고 있다. 골든블루 주식은 2014년부터 장외 시장인 K-OTC에서 거래 중이다. 회사는 박 회장의 지분 증여 이후 보통주 5주를 1주로 줄이는 무상감자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무상감자를 통한 준비금 확보"라고 공시한 바 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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