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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경제 생명줄’ 폭격에…이란, ‘호르무즈 우회로’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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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원유 수출 핵심기지 하르그섬 공습
트럼프 “완전히 파괴…재미삼아 더 공격할수도”
이란, 호르무즈 우회로 UAE 푸자이라항 공격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유가 200달러’ 전망도
이란, 중국에 대해 호르무즈 통과 승인 검토
동아일보

미국 중부사령부가 엑스(X)에 공개한 이란 하르그 섬 공습 장면. 2026.03.14


이란이 기뢰 부설과 드론·미사일을 이용한 상선(유조선과 화물선 등) 공격을 통해 세계 원유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13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하르그섬의 군사 시설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를 이어가며 유가 급등을 조장할 경우, 이란의 ‘경제 생명줄’을 끊을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이에 이란은 14일 호르무즈 해협 바깥에 자리 잡고 있어 이번 전쟁 발발 뒤 ‘원유 수출 우회로’로 여겨져 온 아랍에미리트(UAE)의 푸자이라항을 공격하며 맞섰다. 핵심 원유 인프라를 둘러싼 양측의 공세가 갈수록 격화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북해산 브렌트유에 이어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앞두는 등 유가 급등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이란 압박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의 이란 하르그섬 폭격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미 중부사령부가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작전 중 하나를 통해 이란의 핵심 자산(crown jewel)인 하르그섬의 모든 군사 목표물을 완전히 파괴했다”며 “하지만 나는 최소한의 도리로 섬의 원유 시설은 파괴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튿날 미 중부사령부 역시 X를 통해 “해군 기뢰 저장 시설, 미사일 벙커 등 하르그섬에 있는 90개 이상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저장하고 선적할 수 있는 대형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섬 크기는 뉴욕 맨해튼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란에게는 핵심 자금줄이며 동시에 경제 심장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나 그 누구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선박 통행을 방해한다면 즉시 이 결정(원유 시설은 제외한 공습)을 재고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은 이란의 계속되는 선박 공격으로 평소의 10% 미만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로 인해 국제유가 급등으로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위한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NBC방송 인터뷰에서도 “하르그섬을 완전히 파괴했지만 재미 삼아 몇 번 더 공격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란은 휴전 협상 준비가 돼 있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며 “조건이 아직 충분히 좋지 않다”며 압박했다.

이에 대해 이란은 UAE 푸자이라항 공격으로 맞섰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UAE 동쪽 오만만에 위치한 푸자이라항에 여러 대의 드론 공격이 이어져 큰 화재가 발생했다. 푸자이라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중동산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핵심 통로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UAE 수도 아부다비 인근에 자리 잡은 주요 유전들과 대형 송유관으로 연결돼 있어 매일 약 1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할 수 있다.

이란 항전 속 유가 급등 계속…트럼프 “걱정 안 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유 시장은 유가 급등의 공포에 빠져들고 있다. 일각에선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13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98.71달러까지 올라 브렌트유에 이어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WSJ는 “가상화폐 기반 24시간 원유 선물 거래 플랫폼에선 가격이 배럴당 103달러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를 인용해 “하르그섬의 원유 생산 능력이 파괴되면 저장 및 수출 시설 부족으로 이란 남서부 주요 유전들이 빠르게 생산 중단 사태를 빚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자국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 대해선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3일 CNN은 이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 정부가 중국 위안화로 거래하는 유조선만 제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원유가 달러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새롭게 관리하려는 방안 중 하나”라고 전했다.

유가 전망이 불안 속에도 14일 트럼프 대통령은 NBC 인터뷰에서 “(유가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중간선거 악재란 지적을 일축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면 이전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전쟁 이전 갤런당 2.94달러였던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13일 현재 3.66달러까지 오른 상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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