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공동취재사진 |
◆무보수 경영 재드래곤, 배당금만 3400억원
대한민국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이 회장은 광폭 행보에도 불구하고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수령한 급여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이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한 한 푼도 가져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대주주의 지위를 갖고 있는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으로부터 배당금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만 보면 이 회장의 배당금 규모는 3993억원에 달합니다. 국내 기업인 중 압도적인 차이로 매년 배당 수령액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 호조와 특별 배당금의 영향으로 배당금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배당금은 2024년 배당금인 3466억원 대비 15.2%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원진 사장. EPA연합뉴스 |
삼성전자 임직원 중 연봉킹은 바로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입니다. 삼성전자가 10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장은 지난해 연간 보수로 73억500만원을 받았습니다. 직급(사장)과 위임 업무의 성격, 업무 수행 결과 등을 고려해 연간 급여가 34억57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월급으로만 2억8800만원을 받은 셈이죠.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의 호실적(매출 188조원, 영업익 12조9000억원)으로 이 실장은 37억5800만원의 상여금을 받았습니다. 이는 설·추석 상여(평균 1억8700만원)와 목표 인센티브, 성과 인센티브 등이 모두 합한 금액입니다.
노태문 대표이사 겸 DX부문장도 지난해 주식 보상을 제외하고 61억2500만원을 수령했고, 고 한종희 부회장(134억700만원)과 전경훈 고문(64억1700만원), 신명훈 고문(63억3100만원)도 고액연봉자에 올랐습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가운데)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엑스포 2026’ 현장을 찾아 두산밥캣의 미니트랙로더에 직접 탑승해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왼쪽)의 설명을 듣고 있다. 두산그룹 제공 |
◆연봉킹 다투는 두산 박정원과 롯데 신동빈
재계에선 지난해 연봉 킹으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점찍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회장님들의 고액 연봉은 느낌이 사뭇다릅니다. 박 회장은 주가 상승 덕을 톡톡히 봤고, 각 계열사의 등기 임원인 신 회장은 각 계열사의 실적에 따라 보수가 줄기도, 늘기도 했습니다.
박 회장은 두산의 주가 상승과 연계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대거 반영되며, 지난해 상반기에만 163억원을 수령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7조578억원으로 전년보다 5.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27억원으로 25%나 감소했고, 두산밥캣도 영업이익이 21.3%나 줄었습니다.두산퓨얼셀은 영업손실 103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죠. 그룹 핵심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박 회장의 보수는 오히려 뛰었습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급여 17억5000만원, 단기 성과급 56억3000만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평가액 89억3000만원을 포함해 총 163억10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현금으로 지급하던 장기 성과급을 지난해 처음 주식으로 지급하면서 총보수가 급증한 구조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 제공 |
문제는 롯데케미칼입니다. 악화일로에 있는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영업손실 9436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손실 규모가 291억원이나 증가했습니다. 이에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에서 받은 보수는 직전 연도 38억원에서 40%가량 줄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
◆최태원 SK하이닉스 인센티브 얼마나?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2024년(60억원)보다 높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함에 따라, 이에 따른 인센티브가 보수 총액을 끌어올릴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역대급 실적이 최 회장이 받을 연봉에도 큰 관심이 쏠립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액 97조 1467억 원, 영업이익 47조2063억 원(영업이익률 49%), 순이익 42조9479억 원(순이익률 44%)의 역대 최대 경영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중동사태와 방산의 호실적 덕을 보며 빅4로 진입한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 역시 보수 증액이 예상됩니다. 2025년 각각 140억원과 92억원을 받았던 두 사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계열사의 견고한 성장세에 따라 보수 규모가 확대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LG제공 |
석유화학과 배터리 사업 부진에 시달린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47억원을 수령하며 2024년 연봉(82억원)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당시 LG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 성장 동력 발굴과 사업 구조 고도화에 기여한 점을 보수 산정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지난해 연봉에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둔 경영 안정화 성과가 반영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대한항공과 한진칼, 진에어로부터 총 102억1273만원을 수령했던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단계에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100억원대 보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2024년 보수 총액 323억8200만 원으로 재계 연봉 1위를 기록했던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2025년 보수가 전년 대비 상당 폭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 보수에는 효성 퇴직에 따른 퇴직금과 특별공로금이 일시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입니다. 일회성 요인이 제거된 2025년에는 실질적인 경영 보수 체계로 복귀하며 순위권 변동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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