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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원유 심장부’ 폭격…기름줄 죄며 ‘경제적 사형’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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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유럽우주국(ESA)의 코페르니쿠스 센티넬-2 위성이 지난 2일 촬영한 이란 하르그 섬의 위성사진. 이란 본토에서 약 25㎞ 떨어진 이 섬은 이란 최대 원유 수출 터미널이 자리한 곳으로, 이란 전체 원유 수출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ESA·AFP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원유 수출의 요충지인 하르그 섬의 군사 시설을 격파하며 중동의 긴장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언제든 경제적 숨통을 끊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이란 측에 전달한 것이다. 동시에 대규모 병력을 증파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되찾으려 시도하는 한편, 이란 지도부에 고액의 현상금을 내거는 등 체제 전복을 위한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이란이 주변국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보복 공격을 예고하며 맞서는 가운데, 바레인발 미사일 발사 소식까지 더해져 전면전의 공포는 확산하는 양상이다.

이란 원유 수출 거점 군사시설 타격…에너지 시설 공격 가능성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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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플로리다행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군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 섬을 공격해 군사시설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지시에 따라 미군 중부사령부가 중동 역사상 가장 강력한 폭격 중 하나를 감행했다”고 적었다. 다만 “품위를 이유로 석유 인프라는 파괴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르그 섬은 이란 본토에서 약 28㎞ 떨어진 곳으로,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이다. 섬 주변 바다가 깊어 초대형 유조선도 접안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으로 향하는 원유 대부분이 이곳을 통해 빠져나간다.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을 처리하며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90%를 담당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과를 방해한다면 (석유 인프라를 파괴하지 않기로 한) 이 결정을 즉시 재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협 봉쇄를 강행할 경우 하르그 섬의 에너지 시설까지 불태우겠다는 최후통첩이나 다름없다.

미국은 그간 이란 전역을 폭격하면서도 하르그 섬만큼은 손대지 않았다. 국제 유가와 직결된 핵심 에너지 시설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군사시설만 제거하고 석유 인프라는 건드리지 않은 것은 단순한 자제가 아니라 치밀한 경제·심리적 계산의 산물로 읽힌다.

시설 자체를 완전히 파괴하면 복구에 수년이 걸려 글로벌 공급망에 돌이키기 어려운 타격을 주기 때문에 군사시설만 걷어내어 ‘언제든 숨통을 끊을 수 있다’는 공포를 극대화한 것이다. 국제 유가의 급등을 막으면서도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최대 압박’ 전략의 연장선인 셈이다.

해병대 증파해 본토 압박…지도부 현상금 내걸고 체제 전복 시도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에 대규모 병력을 추가로 보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일본에 주둔하던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제31해병원정대 소속 병력 약 2500명이 중동으로 이동 중이다.

지상 작전까지 수행할 수 있는 이 병력은 현지 미군 5만 명과 합류해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이란 지상 대함 미사일 제거 임무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해상 봉쇄를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이란 본토의 대함 미사일 기지를 직접 타격하는 지상 작전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읽힌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달 말에는 미 해군이 이란의 봉쇄로 막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호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란 체제를 흔들기 위한 작전도 동시에 진행됐다. 미국 정부는 은신처에서 전쟁을 지휘 중인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주요 지도부의 머리에 최대 1000만 달러(약 15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란 “미 우방국 시설 타격” 맞불…유가 ‘100달러 돌파’ 세계경제 비상

이란은 하르그 섬 공습 직후 즉각 보복을 경고하며 맞불을 놨다. 이란군은 자국 매체를 통해 “우리의 석유·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중동 내 미국과 협력하는 석유 기업들의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

팽팽한 대치 속에 전면전의 공포를 키우는 장면도 포착됐다. 바레인 영토에서 이란 쪽으로 미제 하이마스(M142) 미사일 2발이 발사되는 영상이 공개된 것이다.

바레인 정부는 자국군의 작전 참여를 부인하며 즉각 선을 그었다. 하지만 현지에 미 해군 제5함대가 주둔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미군의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걸프 지역 국가 영토에서 이란 본토를 직접 타격한 최초의 사례가 되어 확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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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루홀라 호메이니 전 최고지도자(오른쪽)와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가운데),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왼쪽)의 초상화가 13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의 한 거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적인 충돌 양상 속에 국제유가는 치솟고 있다. 이날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3.14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전날보다 2.7% 급등했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 선을 이틀 연속 돌파했다.

이날 종가는 2022년 7월 말 이후 약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42%나 치솟았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또한 배럴당 98.71달러까지 오르며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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