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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에이스 류현진, 국가대표 은퇴 선언.... "야수들에게 미안해, 마지막 아쉽지만 영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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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타티스 주니어 삼진 잡은 노련함… 2회 집중타 맞고 40구 만에 강판
"적응할 시간 못 벌어줘 미안해" 대패 책임 짊어진 대투수의 숭고한 자책
베이징 금메달부터 마이애미까지… 18년간 묵묵히 한국 야구 지탱한 에이스
"이 경험이 후배들 성장시킬 것" 굳건한 믿음 남기고 태극마크와 영원한 작별


파이낸셜뉴스

국보 투수 류현진, 국가대표 은퇴 선언.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21세기 대한민국 야구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마다 마운드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19살 막내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괴물은 어느덧 불혹을 앞둔 최고참이 되어 조국을 위한 마지막 투구를 마쳤다. 비록 마이애미의 기적은 완성되지 못했지만, 한국 야구의 영원한 에이스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보여준 18년의 헌신은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낭만으로 남게 되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토너먼트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동안 4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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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준준결승전 경기. 2회말 2사 1, 2루 한국 선발투수 류현진이 교체되고 있다.연합뉴스


1회는 완벽했다.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상대로 8구째 시속 113㎞의 절묘한 저속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을 솎아냈고, 케텔 마르테와 후안 소토를 땅볼로 요리하며 삼자범퇴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1조 원이 넘는 초호화 타선의 집중력은 매서웠다. 2회초 선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준 뒤, 후니오르 카미네로에게 좌익선상 적시 3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뺏겼다. 류현진의 낮게 떨어지는 커브를 마치 골프 스윙처럼 걷어 올린 카미네로의 기술이 빛난 장면이었다. 이후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땅볼로 추가 실점한 류현진은 2사 1, 2루 위기에서 타티스 주니어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결국 마운드를 노경은에게 넘겼다.

대투수의 국가대표 마지막 등판은 그렇게 아쉬움 속에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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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의 준준결승전 경기. 2회말 2사 1, 2루 한국 선발투수 류현진이 교체되고 있다.연합뉴스


경기가 0-10 콜드게임 패배로 끝난 뒤, 취재진 앞에 선 류현진의 첫마디는 온통 후배들을 향한 미안함뿐이었다.

그는 "이제는 마지막인 것 같다. 끝맺음이 아쉽지만, 이렇게 대표팀에 복귀해 후배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스러웠다"고 담담하게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야수들이 낯선 투수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벌어줬어야 했는데, 내가 그러지 못했다"며 대패의 책임을 오롯이 자신의 어깨로 짊어졌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캐나다전 126구 완봉승, 쿠바와의 결승전 역투, 그리고 2009년 WBC 준우승까지. 18년 동안 한국 야구의 가장 무거운 짐을 기꺼이 감당했던 에이스는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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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한민국 대 도미니카공화국 준준결승전. 5회 말이 끝난 후 한국 류현진이 동료들을 맞이하고 있다.연합뉴스


세월이 흘러 직구 구속은 떨어졌고 숱한 수술의 흉터가 훈장처럼 남았지만, 태극마크를 향한 그의 진심은 한결같았다.

류현진은 후계자가 보이지 않아 마음이 무겁지 않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이토록 큰 무대에서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친 것 자체가 엄청난 경험이자 큰 공부가 될 것"이라며 "오늘의 아쉬운 경기를 시발점으로 삼아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더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굳건한 신뢰를 보냈다.

비록 론디포파크의 전광판은 차가운 콜드게임을 가리키고 있었지만, 후배들의 앞날을 응원하며 묵묵히 짐을 싸는 류현진의 뒷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거대하고 숭고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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